[인터뷰] 국내를 넘어 산업 외교의 플랫폼이자 프리미엄 코엑스로 도약하겠습니다
- 준걸 김
- 7월 10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14일
코엑스, 내년 40주년 맞아 브랜드 가치 고도화 추진
전시·컨벤션 운영 전반에 마킹로봇, AI 혁신 기술 적극 도입
“사원번호 2025001, 대표가 아닌 신입사원의 자세로 시작합니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지난 3월, 코엑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조상현 대표는 조직의 중심에 서면서도 초심자의 마음으로 현장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서 34년간 국제 무역과 통상, 전시 정책과 실무를 두루 경험한 그는 산업 전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전시산업의 전략적 가치와 코엑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한다. 디지털 전환, ESG 경영, 융복합 콘텐츠 확대 등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그는 전시회가 단순한 행사가 아닌 ‘산업 외교의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엑스를 글로벌 마이스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그의 청사진은 단순한 비전 제시를 넘어, 구체적 전략과 실행 의지를 담고 있다. 『전시저널』은 조상현 대표를 만나, 그가 바라보는 전시산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코엑스가 준비하는 ‘다음 40년’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조상현 코엑스 대표이사

Q 취임을 축하드린다.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신 소감이 어떤지.
A 한국무역협회에서 34년간 근무한 후, 코엑스 대표이사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외부에서 바라본 코엑스는 완성된 결과물 중심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실제로 조직 안으로 들어와 보니 고도로 정교한 운영 시스템을 지니고 치열하게 돌아가는 현장이었다. 특히 각자의 자리에서 높은 전문성을 발휘하는 직원들을 보며, 대표로서가 아니라 신입사원의 마음가짐으로 조직을 이해하고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Q 대표이사로서 중점을 두고자 하는 경영 철학이나 조직 운영의 방향이 있다면?
A 취임식에서 전 직원에게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코엑스를 사행시 형식으로 정의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C: Core Infra of Korea Trade(한국무역의 핵심 인프라), O: Originality of MICE Industry(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의 원조), E: Experts Playground(전문가들의 놀이터), X: Xpace(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사업 영역의 확장)다. 이 사행시는 코엑스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명확히 드러내기 위한 시도였다. 또한 ‘곁에’ ‘같은’ ‘함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임직원과 같은 시선에서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강조했다. 스스로 사원번호 ‘2025001’을 부여하며 신입사원의 자세로 조직에 녹아들고자 한다.
코엑스는 무역센터라는 물리적 경계 안에 있지만, 사고의 경계를 뛰어넘는 유연한 시각이 요구된다. 개인의 성장을 기반으로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며,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이 일을 하는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이 변화의 출발점이며 리더가 지녀야 할 책무이자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Q 그동안 국제 무역과 통상 분야에서 쌓아 온 경험 중,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또한 그 경험이 전시산업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A 커리어 초기에는 주로 연구원과 아카데미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2000년대 초반 무역협회 부산지부 근무 시절, 조선기자재 기업들의 해외 전시 참가를 지원하며 전시산업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코마린(Kormarine), SMM 함부르크(SMM Hamburg), 마린텍 차이나(Marintec China) 등 세계 주요 전시회에서 현장에서 실무를 맡아 수행했고, 이후 2018년부터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전시회 ‘넥스트라이즈(NextRise)’를 직접 기획하고 주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전시회가 산업 간 연결을 촉진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적 플랫폼이라는 점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졌다. 전시회는 이제 단순히 제품을 보여 주는 장을 넘어 ‘산업 외교의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코엑스라는 조직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도 궁금하다.
A 취임 전후로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utomation World), 인터배터리(Interbattery), 서울커피엑스포&한국국제베이커리페어 등 코엑스의 대표 전시회들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모습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서울국제식품산업전(Food Week, AI Summit Seoul)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주요 거점에서도 전시회가 예정돼 있어 기대감이 더욱 크다.
코엑스는 전시·컨벤션 운영 전반에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 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디지털 전환(DX), 디자인 등 내부 조직도 매우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사람’이다.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을 이끌어 온 구성원들, 즉 ‘꾼’들이야말로 코엑스의 진정한 경쟁력이다. 이들은 글로벌 산업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마이스 산업을 실질적으로 만들어 가는 핵심 주체다. 이들과 함께라면 ‘프리미엄 코엑스’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Q ‘더플라츠’ 전시장 개관, 코엑스 마곡점 개장 등 도심형 전시장 모델을 확장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코엑스를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키고자 하시는지?
A 코엑스는 이제 단순한 전시장 운영을 넘어 ‘연결(Connect)’ ‘공유(Share)’ ‘성장(Grow)’이라는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산업별 전문성과 브랜드 가치 고도화다. 전시회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독창성과 전문성을 갖춘 콘텐츠를 강화하겠다. 둘째, 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재설계다. 해외 유망 참가업체와 바이어를 전략적으로 유치해 전시회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겠다. 셋째, End-to-End 매칭 시스템의 고도화다. AI 기반 사전 매칭부터 현장 비즈매칭, 사후 연계까지 이어지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정책 연계 강화다.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산업 육성과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전시회의 공공성을 제고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킹로봇 도입, AI 기반 동선 안내, 친환경 ‘굿플랜’ 서비스 등도 디지털 기반의 글로벌 MICE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발판이다.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ESG를 아우르는 선도 모델로 코엑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
Q 다가오는 코엑스의 주요 이슈가 있다면? 단기 및 중장기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린다.
A 내년은 코엑스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조직 내부 진단 툴을 개발하고, 브랜드 전략과 연계한 비전 수립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As Is’와 미래상인 ‘To Be’를 잇는 실행 과제 ‘To Do’를 도출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준비하고 있다. ▲영동대로 복합개발에 따른 시설 리노베이션, 공간 혁신 및 제2 더플라츠 조성 ▲코엑스마곡을 시작으로 서울역 북부역세권 컨벤션센터 등 수도권 중심 운영 확장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한 동남아 중심 해외 시장 진출 ▲전시·회의 마케팅 통합 조직 신설을 통한 고객 중심 운영 ▲자체 브랜드 행사 및 신성장 산업 전시 발굴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와 국제 행사 유치 강화 등이다. 이 모든 전략은 향후 조성될 잠실 마이스 복합단지 등 대형 복합시설과의 경쟁 속에서도 ‘코엑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의 일환이다.
Q 현재 국내 전시산업은 디지털 전환, ESG, 융복합 콘텐츠 확대 등 다양한 이슈가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시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A 전시산업은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기능을 넘어, 산업 간 협력과 시장 창출의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디지털 전환, ESG, 융복합 콘텐츠 확장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전시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흐름이자 핵심 조건이다.
우선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는 AI 기반 기획 및 매칭 시스템, 디지털 관람 최적화 기술이 전시회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관람객의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참가업체 간의 연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 ESG 측면에서는 친환경 자재 사용, 폐기물 저감 등 지속 가능한 운영이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나아가 참가기업과 바이어에게도 적용 가능한 확장형 ESG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산업 전체의 책임과 가치를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불어 산업 융복합 차원에서는 전시장을 단순한 모듈의 집합이 아닌, 다양한 산업 플레이어들이 유기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융합의 공간’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

Q 변화하는 경제·산업 환경 속에서 전시산업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국내 전시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나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국내 전시 생태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춘 구조적 개선과 전략적 전환이 절실하다. 첫째, 기업 이벤트와의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최근 AWS, SK 등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시회는 이들과 협력하거나 차별화된 콘텐츠와 기획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흡수해야 한다. 둘째, MICE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공자의 관심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국제 교육 프로그램 확대, 실무 중심 인턴십, 취업 연계 강화 등을 통해 인재 육성 기반을 다져야 한다. 셋째, AI 기술 도입을 가속화해야 한다. 관람객 데이터 분석, 참가업체 간 매칭 고도화 등 디지털 기반 서비스의 정교화가 시급하며, 이는 전시의 실질적 성과를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 넷째, 탄소중립과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ESG를 실천하는 전시회 운영 기준을 확립하고 친환경 자재 사용, 에너지 절감, 안전관리 강화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Q 마지막으로, <전시저널> 독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다면?
A 코엑스는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공간이다. 나에게 코엑스는 단순한 기업명이 아니라 ‘My Coex’다. 앞으로도 코엑스가 보유한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균형 있게 키워 나가며,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의 미래 40년을 준비하겠다.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고, 국내외 전시산업 생태계 전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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