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세계 전시업계 이모저모
- 준걸 김
- 11월 9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11월 11일
전시 부스의 주목도를 높이는 미래형 기술 전략은?
참가업체 지출 패턴으로 본 전시 예산 운용 현황
올해 3월, 미국전시협회(이하 IAEE)는 업계에서 교과서로 통하는 『전시의 기술(The Art of the Show)』 개정판을 발간하며 실효성 있는 전시 기법을 새롭게 정리해 소개했다. 또한 전시산업 전문 매체 이그지비터(EXHIBITOR)는 전시 마케터 2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시 예산의 배분과 조정 방식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본 지면에서는 두 매체를 통해 살펴본 전시산업의 기술 혁신과 예산 운용의 주요 흐름을 소개한다.
기사 원 출처 www.tsnn.com / www.exhibitoronline.com

◆ 전시장의 미래형 기술: 부스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제언
IAEE는 『전시의 기술』 개정판에서 판촉 행사나 사은품 증정, 그리고 흔히 부스에 비치하는 사탕 그릇과 같은 전통적인 홍보 수단을 ‘효과 없는 방식’으로 지적했다. 대신, 부스의 크기와 상관없이 참관객에게 ‘강렬한 체험(High-Impact Experience)’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주요 전시기업들이 제안한 최신 기술과 전략은 다음과 같다.
❶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시선을 붙잡는 미래형 비주얼
전시 전문기업 퓨어 이그지비츠(Pure Exhibits)는 참관객을 부스로 유도하는 가장 검증된 수단으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이 기술은 특수 안경 없이도 3D 이미지를 볼 수 있어 참관객의 시선을 즉각적으로 사로잡고 진정한 몰입형 경험을 선사한다. 공중에 떠오른 입체 영상은 마치 미래 공간에 들어선 듯한 몰입감을 자아내며, 홀로그램의 강렬한 등장 효과로 발걸음을 단번에 멈추게 만든다.
이러한 디스플레이는 복잡한 제품 정보를 생생한 3D 영상으로 시각화할 수 있어 제품 시연에 특히 적합하다. 덕분에 부스 스태프는 반복적인 설명 부담을 덜고, 관람객은 보다 직관적이고 역동적인 정보를 체험할 수 있다. 별도의 고글이나 앱 설치가 필요 없으며,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방식으로 손쉽게 작동한다. 일반 모니터 수준의 간단한 설치로도 10~20배에 달하는 시각 효과를 낼 수 있어, 전시 부스 안팎 어디서나 자유롭게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❷ AR: 증강현실 위에 제품 구현
전시 솔루션 기업 이그지빗 옵션스(Exhibit Options)는 AR 기술 기반 전시 솔루션을 제안했다. AR 체험을 통해 참관객은 전시품이 실제 업무 공간이나 사용 환경에서 어떻게 배치되고 작동하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부스 내 설치가 어려운 대형 장비나 복잡한 시스템을 소개할 때 특히 효과적이다.
관람객은 AR 기술로 마치 제품을 직접 다루는 듯 현실감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스캔하면 전용 포털에 접속할 수 있어 별도의 장비가 필요 없다. 또한 AR을 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결합하면 한층 몰입감 있게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❸ 비컨 기술: 데이터 기반 맞춤형 네트워킹
미국의 전시산업 전문 매체 미팅스넷(MeetingsNet)은 비컨 기술(beacon technology)을 전시장에서 활용할 만한 유용한 수단으로 추천했다. IAEE는 지난 ‘Expo!’ 행사에서 전시장 전역에 비컨 시스템을 구축해 참가업체가 잠재 고객을 효율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했다. 실시간 위치 공유에 동의한 참관객은 맞춤형 네트워킹 추천이나 전시장 내 길 안내 서비스 등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받았다. 다만, 이 기술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시장 내 충분한 와이파이(Wi-Fi) 대역폭 확보가 필수다.
❹ 부스 디자인과 그래픽: 5초 안에 각인시켜라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전시·이벤트 전문기업 프리먼(Freeman)은 부스 디자인과 그래픽(Booth Design and Graphics)이 전시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전시장 복도를 지나는 참관객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시간은 단 5초. 따라서 부스 디자인과 그래픽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한눈에 드러내야 한다. 눈길을 끄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제작해 이를 스마트폰에서도 연동되도록 구현하면 참관객은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동일한 정보를 다양한 스타일로 구현해 전시 기간 내내 부스의 분위기를 수시로 바꿔 준다면 메시지를 한층 신선하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IAEE는 ‘기억에 남는 경험’이 곧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AR 기술을 활용해 전체 전시장을 마치 보물찾기 게임처럼 구성하거나, 그 안에서 각각의 제품과 기능을 홀로그램으로 구현하고 반응형 지도나 정보 팝업창을 더한다면 관람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부스 내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제품 시연이나 FAQ(자주 하는 질문들) 중심의 미니 프레젠테이션을 운영하는 것이다. 일부 참가업체의 경우에는 휘어지는 LED 스크린으로 터널형 부스를 조성해 참관객이 그곳을 직접 걸으며 제품을 체험하도록 유도한 사례도 있었다. 결국 참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가장 강력한 전략은 미래형 기술 도입을 통한 브랜드 체험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을 심어 준다면 몇 가지 시각적 장치만으로도 기업은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브랜드로 비칠 수 있고, 혼잡한 전시장에서 참관객들에게 자연스레 주목받는 부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전시 예산 분석: 참가업체는 어디에 지출하는가
미국의 전시산업 전문 매체 이그지비터(EXHIBITOR)는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한정된 전시 예산을 어떻게 배분하고 조정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시 마케터 2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참가업체들은 자사의 예산 집행 현황을 업계 평균과 비교·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는 주요 조사 결과와 함께 전시 예산 운용의 최근 동향을 정리한 내용이다.
글 | 에밀리 올슨(Emily Olson)

성과 측정 2%
각종 성과지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예산 투입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예산이 참가비로 소진되는 현실에서 성과 측정 항목에 추가 예산을 배정하라는 요구는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성과를 감에 의존해 집계하고 있지 않은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산을 일부만 조정하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제작 6%
2008년 전체 전시 예산의 9%를 차지하던 그래픽 디자인 및 제작 비용은 2022년에 6%로 줄어든 이후 현재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나 터치스크린 같은 반응형 기술의 확산, 그리고 QR코드처럼 인쇄물을 대체하는 저비용 솔루션의 등장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비용 절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장 서비스 18%
인터넷, 청소 등 각종 현장 서비스 비용은 오랜기간 전시 예산의 약 14%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 비율이 18%로 급등했는데, 이는 참가업체들이 체감하던 물가 상승 압박이 수치로 드러난 사례다. 2022년까지만 해도 네 번째로 큰 지출 항목이었으나, 현재는 2위로 올라서며 참가업체의 부담을 크게 높이고 있다.
물류 11%
1998년 전체 예산의 13%를 차지하던 물류비는 팬데믹 직후인 2021년 8%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전시 재개와 함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 참가업체는 운송 물량 축소, 현지 창고 보유 대행사 활용 등 효율적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부스 임차 23%
부스 임차료는 전체 예산의 15~50%로 편차가 크다. 이는 참가 목적과 전략의 차이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부스가 넓다고 반드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기획이 탄탄한 10×20 부스는 준비가 부족한 20×40 부스보다 더 많은 참관객을 유치할 수 있다. 결국 공간 활용의 전략성이 성과를 좌우한다.
기타 비용 2%
리드 관리, 직원 유니폼 등 부수적인 비용으로 구성된 이 항목은 전시 예산에서 매년 가장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부스 디자인 및 시공 16%
1990년대 후반 전시업계는 ‘비주얼 중심’의 흐름을 빠르게 수용했고 이에 부스 디자인 및 시공비가 한때 예산의 23%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동식 모듈형 부스가 상용화되면서 굳이 높은 시공비를 들이지 않고도 완성도 높은 공간 연출이 가능해졌다. 참고로 부스 디자인 및 시공비는 전시 예산 상위 5개 항목 중에서 유일하게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 영역으로 꼽힌다.
교통 및 숙박 11%
1988년에 전시 예산의 2%에 그쳤던 교통 및 숙박비(출장비)는 현재 11% 수준이다. 그러나 많은 참가업체가 이를 전시 예산이 아닌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관리하기 때문에 실제 부담은 더 클 가능성 이 높다.
마케팅 프로모션 8%
1998년 전체 예산의 2%에 머물던 마케팅 프로모션은 현재 8%로 상승했다. 과거 단순한 사은품 배포 중심에서 이제는 체험형 전시 마케팅으로 전환된 결과다. 현장에서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이 브랜드 노출 효과를 크게 높이고 있다.
현장 인력 3%
현장 인력 항목은 전시 부스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설명하며 리드를 작성하는 인력의 인건비로 구성된다. 이 항목에 할당된 예산이 적다는 것은 외주 인력 대신 자사 직원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숙련된 진행 요원의 존재감은 대형 스크린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한 명의 능숙한 요원이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올 수 있다.
참고로, 아래 그래프의 세 차례(2016, 2022, 2025)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전시 관리자의 예산 배분은 대체로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일부 항목의 순위 변화를 통해서 업계가 오랫동안 예견해 온 흐름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전시산업이 기술 혁신과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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