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2] 아시아 컨벤션의 중심지, 홍콩의 전시산업을 분석하다
- 준걸 김
- 2024년 9월 9일
- 5분 분량
최근 홍콩 시장의 동향부터 코로나19와 전시업계 혁신을 위한
HKTDC(Hong Kong Trade Development Council)의 여정까지
글┃체리 영(Cherry Yeung) 선임
HKTDC 이코노미스트 중화권 리서치팀
홍콩은 지리적으로 아시아 무역의 중심에 위치하며, 자유 무역항으로서의 장점과 뛰어난 항공편 연결로 국제 컨벤션과 전시회 장소로 인기가 높다. 또한 현대적인 인프라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국제 행사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다양한 산업의 전시회와 컨벤션을 위한 다목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홍콩의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글로벌 비즈니스와 문화 교류의 중요한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홍콩의 전시산업 동향을 자세히 살펴본다.
아시아 최고의 국제회의 도시, 홍콩
먼저 홍콩의 전시산업의 특징을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 무역 규모 6위인 홍콩은 아시아 컨벤션 전시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했으며, 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해 자유 무역항이 있고 역내 항공편 연결도 용이하여 국제 컨벤션 전시회 장소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둘째, 홍콩에는 완차이 지구의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 공항 인근의 아시아월드엑스포(AWE), 카오룽 베이의 홍콩국제무역전시센터(KITEC)와 같은 대규모 MICE* 전시장이 있다. 세 번째로는 지난 2020년, 홍콩은 스마트 여행 아시아 어워즈(Smart Travel Asia Awards)에서 ‘아시아 최고의 국제회의 도시’로 뽑혔고 중국 여행 대상에서는 ‘가장 기대되는 국제 회의 & 포상 여행지(단거리 부문)’로 선정되었다.
마지막으로 2015년 12월, 중국과 홍콩 정부가 서비스 무역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홍콩 서비스 업체와 종사자는 2016년 6월부터 중국 본토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홍콩은 아시아 전시산업의 중심지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출처 홍콩관광진흥청(HKTB)

출처 홍콩관광진흥청(HKTB)
성수기 전시공간 부족과 문제 해결 방안
홍콩은 MICE와 비즈니스를 하기 좋은 도시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규모의 전시장을 50개소 이상 운영 중이다. 현재 홍콩의 총 전시면적은 150,000m2를 넘어섰다. 2023년, 홍콩은 국제 전시회를 100건 이상 개최하였고 이와 관련된 숙박형 MICE 방문자는 130만 명을 웃돌았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은 매년 홍콩에서만 대규모 전시회 30건 이상을 주최하여 39,000여 참가업체와 750,000명에 달하는 바이어들을 이어주고 있다. 11개 전시회는 아시아 지역의 동종 행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며 특히 전자제품, 보석, 선물, 시계, 조명 등 5개 부문 행사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편, 홍콩컨벤션전시센터와 아시아월드엑스포는 성수기 동안에 전시 공간 공급이 부족해지는 문제를 겪고 있다. 홍콩 정부가 컨설팅 업체에 의뢰해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홍콩의 성수기 전시장 부족 면적은 약 132,000m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도 시정 연설에서 밝힌 바와 같이 홍콩 정부는 국제 컨벤션 전시 허브로서 홍콩의 입지를 굳히고 그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완차이 북부 소재 정부 청사 3개 동과 콩완 소방서 부지를 컨벤션 전시 시설, 호텔, A등급 사무실로 재개발하는 사업과 아시아월드엑스포 확장 사업 등을 통하여 컨벤션 전시 시설을 증축해 나갈 예정이다.
참고로 지난 2008년, 홍콩관광진흥청(HKTB)은 MICE 주최사의 국제회의 및 전시회는 유치 활동을 지원하는 원스톱 전담 기구로서 MEHK(Meetings and Exhibitions Hong Kong)를 설치했다. MEHK는 행사 홍보, 참관객 프로모션, 현장 실사 조율, 현지 귀빈 섭외, 정부 당국과의 연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MEHK 서비스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홍콩관광진흥청은 2018년 CEI 리더스 초이스 어워즈(CEI Readers’ Choice Awards)에서 ‘아시아-태평양 최우수 뷰로’로 선정되기도 했다.
홍콩컨벤션전시센터와 아시아월드엑스포는 성수기에 전시 공간이 부족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9년부터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시장 공유 프로그램(One Show, Two Locations)’을 시행하고 있다. 예컨대, 추계 홍콩 쥬얼리 보석 박람회(September version of the Hong Kong Jewellery and Gem Fair)는 시행 첫해부터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그 후 몇 년간 참가업체와 참관객이 대폭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 MICE는 회의(Meetings), 포상 여행(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s), 전시(Exhibitions)를 의미한다.
전시 주최사의 역할과 전략
컨벤션 전시산업 생태계는 행사 주최사, 부스 설치회사, 운송 주선회사, 보험사, 여행사, 호텔 등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 업체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각종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행사를 조직하는 전시 주최사가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시회는 크게 무역 전시회와 소비자 전시회로 나뉜다. 무역 전시는 주로 B2B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특정 산업에 종사하는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고, 소비자 전시는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행사로서 현지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전시회는 홍콩이 아시아의 무역 허브로서 수많은 해외 참가업체와 바이어를 유치할 수 있도록하며, 참가업체는 전시회 참가를 통해 전시회 기간 동안 자사를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일부 전시 주최사는 콘퍼런스와 세미나가 포함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전시회를 보완하는 부대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이러한 보조 행사는 참가자들에게 업계 최신 동향과 시장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다.
홍콩에는 100개 이상의 업체가 특화된 전시 서비스나 종합 전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부 글로벌 업체는 홍콩에 아시아 지역 본부를 설치하여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관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업체는 다양한 종류의 전시회를 주최하지만, 소규모 업체는 여러 장소에서 유사한 종류의 전시회를 전문적으로 주최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 행사를 기획하는 것 외에도 홍콩의 컨벤션 전시 주최사는 참가업체의 해외 전시 주선에도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전시업계는 중국 본토를 최우선으로 하나, 다른 지역에서의 기회 역시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그 대상에는 선진국뿐만이 아니라 중동이나 동유럽과 같은 개도국 시장도 포함된다.
홍콩의 호텔 숙박 수용 능력은 꾸준한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세에 보조를 맞춰 성장해 왔다. 2022년 기준 호텔 319개, 객실 수 89,205개였던 홍콩의 숙박 시장은 1년 사이에 꾸준히 성장하여 2023년 말에는 321개 호텔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객실 90,109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홍콩의 호텔 객실 수는 2024년 말까지 총 90,725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출처 홍콩관광진흥청(HKTB)
홍콩 전시산업의 경제 효과
홍콩전시컨벤션산업협회(HKECIA)의 위탁을 받아 수행된 가장 최신의 경제적 파급 효과 연구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전시산업은 홍콩 GDP 2.1%에 상응하는 586억 홍콩 달러(미화 75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낳았다.
또한 전시산업은 2016년도 한 해에만 여러 연관 산업에 걸쳐 정규직 일자리 77,000개를 창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시산업이 유발하는 지출과 일자리 기회는 전시장 운영사, 전시 주최사, 부스 설치업체와 같은 업계 관계자뿐만이 아니라 광고, 호텔, 소매, 식음료 부문에도 편익을 창출한다.
코로나19와 전시업계 혁신을 위한 홍콩무역발전국의 여정
◆ 2020~2021: 디지털화를 향한 도약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홍콩무역발전국(이하, HKTDC)은 기존의 행사 방식에 변화가 필요함을 빠르게 인식했다. 따라서 춘계 가상 엑스포(Spring Virtual Expo), 하계 소싱 주간(Summer Sourcing Weeks)과 같은 분야별 온라인 전시회를 마련해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지 않는 동안에도 참가업체와 바이어 간의 교류를 유지했다. 이같은 초기 대응 조치는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의 토대가 되었다.
HKTDC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자체 플랫폼인(hktdc.com Sourcing)을 업그레이드하고 비즈니스 매칭과 온라인 소통 방식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주요 콘퍼런스도 온라인으로 전환해 참가자들이 혜안을 공유하고 네트워킹 기회를 얻게 했다. 이렇듯 2020~2021년은 HKTDC가 ‘뉴 노멀(New Normal)’에 적응하는 복원과 혁신의 해였다.
◆ 2021~2022: 실험과 개선
2021년, HKTDC는 오프라인 전시회와 온라인 전시회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 와중에도 무역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주최할 수 있었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쇼핑 페스트(Lifestyle Shopping Fest), 홍콩 도서전(Hong Kong Book Fair)과 같은 B2C 행사가 성공을 거두면서 새로운 전략이 유효한 것임을 입증했다.
2021~2022년에 가장 주목할 만한 혁신 중 하나는 기존의 전시 방식을 뒤집은 ‘리버스 전시(reverse exhibition)’ 개념을 도입한 것이었다. 참가업체가 부스에서 바이어를 기다리는 전통적 형식 대신에 HKTDC는 온·오프라인 로드쇼를 열어 잠재적 바이어가 원하는 참가업체를 직접 선택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리버스 전시를 통해 중소기업은 비용-효율적인 마케팅 기회를 얻었고 HKTDC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
◆ 2022~2023: EXHIBITION+ 모델 도입
2022년 7월, 혁신을 향한 HKTDC의 여정은 EXHIBITION+ 모델을 적용한 국제 소싱 박람회(International Sourcing Show)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획기적인 하이브리드 플랫폼인 EXHIBITION+는 라이브 스트리밍, 화상 회의, 3차원 가상 부스, AI 기반 비즈니스 매칭과 같은 기능을 제공해 국제 전시회의 소통 방식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왔다.
EXHIBITION+는 온라인 행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참가업체는 스마트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인 Click2Match와 같은 기능을 활용하여 자사에 적합한 바이어를 능동적으로 발굴하고 글로벌 파트너와의 만남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플랫폼의 AI는 비즈니스 매칭 정확도를 대폭 개선하여 참가업체와 바이어 간 유의미한 관계 구축을 용이하게 했다.
HKTDC는 EXHIBITION+가 창출하는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국 참가업체와 바이어를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HKTDC는 머신러닝 예측 모델을 개발해 무역 전시회와 콘퍼런스에서 고객의 참여 수준을 높임으로써 하이브리드 행사의 성공을 도모했다.
◆ 새로운 기회의 시대
전 세계가 팬데믹의 여파로부터 천천히 벗어나면서 HKTDC의 노력은 결실을 보았다. 온·오프라인 플랫폼 융합을 통해 참가업체의 비즈니스 기회를 뒷받침하는 EXHIBITION+ 모델은 글로벌 컨벤션 전시산업의 중심으로서 홍콩의 입지를 강화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HKTDC가 걸어온 여정은 복원과 혁신 그리고 기업 활동 지원에 관한 확고한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미래를 내다보면서 위기에 민첩하게 대응함으로써 HKTDC는 팬데믹이라는 거센 파도를 넘어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국제 무역 전시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참고문헌
홍콩무역발전국(HKTDC), 새로운 전시 모델인 EXHIBITION+ 발표 : 국제 소싱 박람회 7월 개막: 오프라인 행사 전후 한 달간 온라인 홍보 펼쳐
EXHIBITION+ 모델을 도입한 국제 소싱 박람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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