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2] 독일의 전시산업 벤치마킹을 통한, 성공적인 박람회 참가 노하우
- 준걸 김
- 2024년 11월 11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4년 11월 12일
AUMA(독일전시산업협회, 이하 AUMA), 중소 전시기업의 무역 박람회 참가 적극 지원
매년 160~180개 박람회 개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성공적인 박람회 참가를 위한 4가지 전략 소개


글┃김영민 부이사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독일은 명실상부한 박람회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독일은 산업 발전과 함께 제품 전시 및 교류의 장을 마련하여 기업인과 관계자들에게 중요한 산업 기술을 소개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이러한 독일 박람회는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으나, 이후 독일은 여전히 박람회를 찾는 기업인들과 관계자들을 위한 중요한 산업기술의 쇼케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 회복과 박람회의 중요성 대두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국의 경제적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뛰어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내수 생산품의 수출을 확대했다. 이를 위해 독일은 국제 박람회 개최를 적극 추진하며 경제 회생의 중요한 방안으로 삼았다. 그 결과, 독일은 분단과 통일의 시기를 거치면서 경제가 다각화되고 급성장했으며, 박람회 산업도 더욱 세분화되어 발전하게 되었다. 현재 독일은 이러한 관련 노하우를 해외로 수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에 독일의 무역 박람회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AUMA가 조직되었다. AUMA는 전시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전시회 회사의 국제 마케팅 지원이다. 또한 AUMA는 1950년대 초반부터 독일의 주요 무역 박람회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해외에서 조직해왔으며, 이는 현재 ‘Messen made in Germany’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박람회는 업계의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보증하는 상징으로 통한다.
중소기업 지원과 국제 박람회 장려
AUMA는 1949년부터 독일 연방경제부와 긴밀히 협력해 독일의 해외 무역 박람회 프로그램을 조정해 왔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중소기업의 해외 전시회 참여를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 AUMA는 날짜, 주제 등의 정보가 포함된 5천여개의 전시회 데이터베이스를 독일과 해외에 제공하여 기업들이 각자 유망한 전시회를 쉽게 찾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이 지원은 기업당 최대 7,500유로까지 제공되며 다양한 규모의 전시 공간, 스탠드 디자인 및 장비 지원, 고객 미팅을 위한 라운지 이용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은 특히 초기 단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독일 연방 정부는 젊고 혁신적인 기업이 주요 국제 무역 박람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연방경제기후보호부(BMWK)와 연방농식품부(BMEL)는 ‘해외 선도 주요 박람회’ 참가를 지원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 프로세스 수출을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지원 대상은 독일 공동관에 참가하는 기업들로, EU(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독일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는 중소기업이어야 한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다음과 같다.
➊ 스탠드 임대료 및 건축비용 지원
공동 부스의 스탠드 임대료와 건축 비용에 대해 처음 두 번의 전시회 참여 시에는 60%를, 이후 참여 시에는 50%까지 지원한다.
➋ 참여 기회
각 전시회 및 출품업체당 최대 7,500유로의 지원이 가능하며, 동일한 전시회에 최대 세 번까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지원은 중소기업들의 국제 시장 진출과 독일 경제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박람회 전시 현장 출처 Landesmesse Stuttgart GmbH & Co. KG
무역 박람회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무역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의 많은 도시들은 박람회가 지역 경제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도시나 지역의 브랜드 이미지와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매년 160~180개의 국제 및 국내 무역 박람회가 독일에서 개최되며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독일을 방문하게 된다. 이로 인해 독일 기업들은 수많은 방문객들과 수출 상담, 주요 부품 구매상담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지난해에는 독일에서 약 9만 6천 개의 참가사와 250만 명의 해외 참관객이 무역 박람회에 참여했다. 이는 연간 약 280억 유로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여 독일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 기업들은 자국 전시회 참여를 통해 평균적으로 연간 매출의 약 30%를 수주하고 있으며, B2B 부문에서 약 5만 8천 개의 전시 전문 업체가 활동 중이다. 그로 인해 10만 개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되고 약 23만 천명이 직접적으로 전시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겪은 후, 도시와 지역 사회는 무역 박람회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기여를 역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무역 박람회는 모든 산업의 마케팅 전략의 기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시장은 지역 경제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도시나 지역을 소개하는 국가적, 국제적 플랫폼으로도 기능한다. 그리고 박람회에서 개최되는 포럼에는 산업에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전시회는 참관객들에게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공적인 장소를 제공한다는 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지역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성공적인 박람회 참가를 위한 4가지 전략을 자세히 소개한다.
성공적인 박람회 참가를 위한 전략
➊ 사전 준비의 중요성
무역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스에 나와서 제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잠재 고객을 사전에 조사하고 KOTRA와 같은 무역 촉진 기관이나 현지 유관 산업협회 회원사 명부 또는 개별 비즈니스 문의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는 기업 맞춤형 비즈니스 파트너 조사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러한 준비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참가 기업이 박람회 기간 동안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➋ 대행사 활용의 오류 탈피
최근 해외 박람회 참가 시, 대행사를 통해 위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때 신뢰할 수 있는 대행사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행사의 도움을 받아 현장 준비를 위탁하면 편리하지만, 현장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경우 발생하는 문제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부스 위치가 예상과 달리 구석 자리에 위치하는 경우나 참가 규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벌금을 부과받는 등의 사례가 빈번하다. 그러므로 박람회 본사나 한국 대표부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고 철저히 준비해 참가하는 것을 권장한다.
➌ 네트워킹의 중요성
무역 박람회는 네트워킹이라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기업들은 박람회를 통해 잠재 고객과의 만남, 파트너십 형성, 그리고 업계의 최신 동향 파악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업은 박람회에 참가하는 동안 네트워킹 활동에 집중해야 하며, 이 경우 사전 약속을 통해 미팅을 예약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주요 산업 관계자와의 만남은 향후 비즈니스의 기초가 될 수 있음을 염두해야한다.
➍ 후속 조치와 평가
박람회 참가 후에는 반드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팅에서 얻은 정보와 연락처를 바탕으로 후속 이메일이나 전화 등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박람회에서의 성과를 평가하고 어떤 점이 효과적이었는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다음 박람회 참가 시 더욱 효과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국내 전시산업도 독일과 같은 정책 개발 필요
결론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독일의 무역 박람회 산업은 체계적인 육성 및 발전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첨단 대규모 전시 시설과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은 독일 박람회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독일 경제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도 KOTRA, KBIZ, 지자체 지원사업 등을 통해 해외 박람회 참여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아직 독일의 중앙정부와 산업협회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만큼엔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전시산업 역시 독일의 성공적인 박람회 모델을 벤치마킹해 지속적인 정책 개발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무역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국가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껏 독일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박람회 산업의 발전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참고하면 향후 우리나라의 전시산업도 이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 필요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무역 박람회가 가진 가능성과 그 영향력을 고려할 때, 각국은 이러한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독일의 무역 박람회 산업에서 얻은 교훈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며, 그로 인해 국제적인 무역 환경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1. 독일 슈투트가르트 박람회장 전경 출처 @Landesmesse Stuttgart GmbH & Co. KG
2. 독일 뉘른베르크 SPIELWARENMESSE 출처 Spielwarenmesse
3. 독일 하노버 국제농기계기술전문전 AGRITECHNICA 전시현장 출처 DLG - German Agricultural Society
4. 주한독일상공회의소 출처 주한독일상공회의소
* 주한독일상공회의소
주한독일상공회의소(AHK Korea)는 전 세계 93개국 150개의 외국 주재독일상공회의소(AHK) 해외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다. AHK는 독일연방의회에 근거하여 독일연방경제기후보호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독일상공회의소 네트워크는 독일 경제 활성화, 독일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관련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 및 협회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한국에는 1981년 설립되어 5백여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을 제공하며 박람회, 연방·지방정부의 기업 수출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세한 기관 소개는 홈페이지(https://korea.ahk.de/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료 출처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