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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나우] 작지만 큰 브랜드, 스몰 브랜드의 브랜딩 전략은?

  • 11시간 전
  • 3분 분량

규모보다 ‘자기다움’이 있어야 선택받는 시대

작지만 기준은 분명하게,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



브랜드의 크기보다 개성과 태도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이제는 대규모 자본과 높은 인지도를 앞세운 브랜드보다 작더라도 분명한 정체성과 선명한 기준을 지닌 스몰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하지만 단순히 ‘작아 보이는’ 연출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작지만 크게 성장하고 살아남기 위해 스몰 브랜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글 | 한재호 더워터멜론 BX그룹 이사, 『작지만 큰 브랜드



스몰 브랜드가 살아남는 방식은 대체 불가능한 ‘자기다움’에 있다 © SHUTTERSTOCK



스몰 브랜드가 주목받는 이유

평범한 주말, 오랜만에 라디오를 켰다. 귀 기울여 듣던 중 재미있는 발견을 했다. DJ는 청취자의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소개했고, 한 곡이 흐른 뒤 아무 예고 없이 또 다른 곡을 이어 틀었다. 두 번째 곡이 끝나자 그제야 DJ가 곡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줬다. 이미 알고 있었을 정보를 굳이 뒤로 미룬 것이다. 그 짧은 지연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짐작건대 라디오라는 채널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이러한 ‘차별화’ 때문이 아닐까. ‘어떤 맥락으로, 어떤 순서로 무엇을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태도는 라디오만의 힘이다.

우리는 지금 인풋(input)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저기에 볼거리, 먹을거리, 경험할 거리, 읽을거리들이 넘쳐 난다. AI의 등장으로 정보의 양과 질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선택지는 많아졌지만, 피로도 역시 함께 증가했다. 이런 환경에서 소비자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정보나 더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대신 선택해 줄 기준, 대신 걸러 줄 관점, 대신 정리해 줄 취향이다. 음악 플랫폼에서 우리는 첫 곡만 고르고 이후에는 추천에 맡긴다. 동네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큐레이션(Curation)에 끌린다. 문학만 다루는 서점(고요서사), 영화만 소개하는 서점(이스트씨네), 철학만 고집하는 서점(소요서가)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적게 다루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잘하려 하지 않고 각자의 색깔을 분명하게 선택하고 있다.

스몰 브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도 같다. 자본과 인지도에서 밀리는 대신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태도를 선명하게 만든다. 기능적 차별화는 금방 모방되지만 태도는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일, 그것이 스몰 브랜드 전략의 출발점이다.


‘자기다움’과 ‘진심’이 만드는 경쟁력

현장에서 수많은 스몰 브랜드를 만나며 확인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오래가는 스몰 브랜드는 외부 설계 이전에 내부의 확신, 즉 ‘자기다움’이 탄탄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설득해야 할 고객은 시장이 아니다. 브랜드 내부, 특히 대표 자신이다.

예를 들어 보자. 한 지인이 식사 자리에서 자신이 속한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처음에는 홍보라도 하는 건가 싶었지만, 들을수록 그저 좋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브랜드가 궁금해졌고,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 봤다. SNS를 둘러보고 결국 구매까지 하게 됐다. 광고비 없이 오가닉 바이럴(Organic Viral, 자연스러운 입소문 효과)를 만들어 냈다. 이 과정의 핵심은 ‘진심’이다. 대표가 스스로 좋아하지 않는 브랜드는 말투에서, 공간에서, 제품 디테일에서 어딘가 어색함이 드러난다. 반대로 대표가 브랜드를 사랑할 때 브랜드는 살아 있는 언어를 갖는다. 직원에게도 그 태도가 전해지고 고객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스몰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대체 불가능성이다. 대기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지만, 스몰 브랜드는 한 사람의 세계관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스몰 브랜드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다.

첫째, ‘사장님은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하는가.’ 둘째, ‘그 취향과 태도가 가게(브랜드)에 일관되게 반영돼 있는가.’ 셋째, ‘사장님 자신이 이 브랜드의 첫 번째 고객으로 만족하는가.’ 이 세 가지가 일치할 때 브랜드는 힘을 얻는다. 대표가 만족하지 못하는 브랜드를 고객이 사랑하기는 어렵다. 내부의 확신이 외부의 신뢰로 이어질 때, 입소문은 자연스럽게 확산된다. 스몰 브랜드에 오가닉 바이럴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인 셈이다.



스몰 브랜드일수록 ‘왜 이 브랜드를 하려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SHUTTERSTOCK
스몰 브랜드일수록 ‘왜 이 브랜드를 하려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SHUTTERSTOCK

‘왜’라는 질문이 성공의 출발점

오늘날 브랜드 경쟁력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 무엇을 지키는지에 대한 명확한 표명이다. 이는 스몰 브랜드에 더욱 절실한 과제다. 많은 창업자들이 벤치마킹과 트렌드 분석에서 출발하지만, 정작 ‘왜 이 브랜드를 만들려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답하지 못한 채 실행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기준이 없는 전략은 오래가지 못한다.

『작지만 큰 브랜드』 책에서 소개된 성수동의 핫한 소품숍 오롤리데이 대표는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던져라. 브랜드를 잘 만들고, 오래 지속하려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질문을 많이 던져 보면서 자신에 대해 알아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10년 넘게 사업과 브랜드를 유지해 온 오롤리데이의 비결은 이러한 질문의 힘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감자빵으로 매출 200억 원을 달성한 춘천 베이커리 감자밭 대표도 “성공하는 방법은 모르지만, 실패하는 방법은 알고 있다. 그건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스몰 브랜드에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 브랜드와 사업에 대한 대표의 ‘태도’가 중요함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더워터멜론의 스몰 브랜드 개발 플랫폼 ‘아보카도’는 지금까지 약 2,500개 브랜드를 개발해 왔다. 그 과정에서 확인한 사실도 마찬가지다. 오래가는 브랜드일수록 외부시장 분석 이전에 내부의 질문이 선행되었다는 점이다. 대표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타협하지 않을 태도, 끝까지 지키고 싶은 가치에 대한 선명한 답이 있을 때 비로소 브랜드의 방향이 정해지고, 실행은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 스몰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도 좋다. 스몰 브랜드의 전략은 거창한 기법이 아니라 그 질문과 답이 차곡차곡 쌓이는 과정 속에서 구체화된다. 그리고 선명해진 만큼 고객에게 전달되고 고객의 반응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오늘도 새롭게 태어날 작지만 ‘큰’ 브랜드를, 동시에 작지만 ‘클’ 브랜드를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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