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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1] 탄소중립 이벤트, 글로벌 사례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으로 향한 길, 적극적인 정책 및 이해관계자들의 공감 필요


글┃이상열 사무국장

사단법인 고양컨벤션뷰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광범위하고 빠르게 심화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국가, 도시, 기업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개선은 미미하다. 과학계에서는 인류가 파리 협정에서 규정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높은 수준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고 있다.


출처 shutterstock


언급한 바와 같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긴급성이 커짐에 따라 각국 정부는 이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각국이 자체 목표를 설정함에 따라 기후 관련 정책과 규제도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2021년에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대비 55% 감축하는 ‘EU Fit for 55 Plan’이라는 탄소 감축 입법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 입법 패키지는 탄소 가격 결정, 감축 목표 설정, 규정 강화 및 포용적 전환을 위한 지원 대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탄소배출권 거래제’ 신설, ‘탄소 국경조정 제도’ 도입,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탄소흡수원 확대, 내연기관 규제, 항공 및 해운 연료 지침 등 산업 전반에 걸친 내용들을 포함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20년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최초로 천명한 이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으로 설정했다. 현재 정부에서도 온실가스 총배출량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이행 방안을 담은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3~’42)」 정부안을 2023년 발표했다. 정부안은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환, 산업, 건물, 수송, 농축수란, 폐기물, 흡수원, 수소, 탄소 포집 및 국제감축 등 10대 부문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제 37개를 포함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후변화 및 탄소 감축에 대한 인식 역시 정부와 기업들의 탄소 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확산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소비자 약 80%가 사회적 책임 또는 환경적 영향으로 구매 선호도를 바꾼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2022년 세계적 여행 예약사이트인 ‘부킹닷컴(Booking.com)’이 발간한 ‘지속 가능한 여행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자의 81%가 지속 가능한 여행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으며, 50%는 기후변화에 대한 최근 뉴스가 더 지속 가능한 여행 선택을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마이스(MICE)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UFI(세계전시협회)의 설문 연구에 따르면 전시업체 73%와 방문객 71%는 전시회가 지속 가능성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거기에 무역 박람회가 지속 가능성 실천에 있어 합리적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전시업체의 34%와 방문객 36%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온실가스 절감, 쓰레기 감축 등과 같은 환경적 노력을 포함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천이 없다면 이벤트 행사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넷 제로(Net Zero) vs 탄소중립(Carbon Neutral)

넷 제로는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GHG) 배출량과 대기에서 제거되는 온실가스량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해서 순 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온실가스는 1997년 발표된 ‘교토 의정서(京都議定書)’가 정한 이산화탄소, 메테인, 아산화질소, 과플루오린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개 가스를 포함한다.

반면 탄소중립은 6개 억제 가스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정도의 이산화탄소 절감, 흡수 그리고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일컫는다. 따라서 탄소중립보다는 넷 제로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더 넓은 범위의 배출 저감과 노력을 요구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과 조직이 넷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절감해야 하며 이를 측정, 보고 및 검증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세계 자원 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와 세계 지속가능발전 기업위원회(World 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Development)가 공동 제정한 온실가스 프로토콜(Green House Gas Protocol, GHGP) 표준이 주로 활용된다. GHGP에 따르면 탄소 배출은 세 가지 범주[표 1]로 분류된다. 기업 및 조직이 넷 제로를 달성하려면 세 가지 범주 모두의 배출을 다뤄야 한다. 마이스 산업도 주최자-베뉴-대행사-전문 서비스 공급업체로 이어지는 공급망이 다양하고도 많으므로 아래 세 가지 범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는 것이 넷 제로 달성에 중요한 도전 과제다.


출처 A Net Zero Roadmap for the Event Industry, page 10을 번역 후 표로 정리


출처 A Net Zero Roadmap for the Event Industry, page 12


마이스 산업에서의 탄소 발자국

전시, 회의와 같은 마이스 이벤트의 탄소 발자국은 행사의 유형, 크기 및 위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행사가 크고 참석자들이 많고 또 참석자들이 더 많이 여행하면 할수록 탄소 발자국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마이스 행사에 있어 가장 큰 탄소 배출자는 참가자 여행 부문이다.

미국과 캐나다 B2B(Business-to-Business) 전시산업 연구 결과에 따르면 B2B 전시 탄소 발생량의 85%는 참가자 이동으로부터 발생하고 베뉴의 에너지 사용이 13% 그리고 전시 물류가 1%를 차지한다고 한다. 마이스 행사의 탄소 발자국은 행사 유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가장 큰 탄소 발자국은 참가자들의 이동에서 나오지만 행사 유형에 따라 공간디자인, 음식 또는 화물과 물류 등에서도 발생한다.

참가자 여행을 제외한 후 행사유형별 주요 탄소배출권을 비교해 보면 좀 더 명확한 탄소 발자국을 파악할 수 있다. 상단의 프랑스 주최 이벤트 사례[그림 1]를 살펴보자. 전시와 회의 모두에서 공간디자인과 제작물로부터의 탄소 발생량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국내보다는 국제 행사의 발생량이 많았다. 국제회의와 기업 이벤트에서는 음식물로 인한 탄소 발생이 뒤를 이었고, 특히 기업 이벤트의 경우 음식물로 인한 탄소 발생이 공간디자인과 제작물로부터의 양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의 유형과 마찬가지로 나라별로도 탄소 발자국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곤 한다. 이와 관련한 몇몇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코로나 이후 급속도로 저변이 확대되고 발전한 버추얼 이벤트 역시 별도의 탄소 발자국 형태를 보이는데 주요 탄소 발자국에는 참석자가 사용하는 컴퓨터, 컴퓨터 수명, 네트워크 데이터 전송 에너지, 서버 에너지 및 조명, 모니터 등이 포함된다. 한 화상 회의를 예로 살펴보자.

탄소 배출량의 64%는 네트워크 데이터 전송, 19%는 회의 전 계획 회의, 11%는 회의 중 컴퓨터 사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분석에서는 화상 회의의 탄소 발자국이 참가자 수송 탄소 발생을 제외하면 다른 현장 이벤트들의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탄소중립 이벤트로의 여정

탄소중립 이벤트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배출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더불어, 정의를 내리고 이를 측정하는 방안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여정에 있어 마이스 산업이 직면한 어려운 측면 중 하나는 마이스 행사와 관련된 탄소 배출량 대부분이 마이스 산업 이해관계자의 영향 밖에 있다는 것이다[그림 2].


출처 A Net Zero Roadmap for the Event Industry, page 14


행사가 개최되는 베뉴의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줄이거나 대체할 수 있다고 해도 이외의 참가자 항공, 호텔, 그라운드 수송, 제작물, 홍보자료, 종이 AV 시스템, 식품 등은 외부 이해관계자로부터 공급된다. 따라서 마이스 산업에 있어 탄소중립 이벤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표 1]의 범주 3을 포함하는 만큼 마이스 회사뿐만 아니라 가치 사슬에 적극 참여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1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가 개최되었다. 마이스 업계 또한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이벤트 선언(Net Zero Carbon Events Pledge)’을 발표했다. JMIC(Joint Meeting Industry Council) 소속 마이스 관련 국제기구들 포함 100여 개 기업/기관들이 서명한 이 선언은 205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업계차원의 약속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2022년 COP27에서는 ‘A Net Zero Roadmap for the Event Industry[그림 2]’가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에는 넷 제로 달성을 위한 로드맵, 접근 방식은 물론 넷 제로 이벤트의 기준과 도구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표 1]에서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 범주를 주최자, 베뉴 및 서비스 공급업체에 나누어 제시함으로써 실질적 효과 창출을 가능하게 했다[표 2].


출처 A Net Zero Roadmap for the Event Industry, page 39를 번역 후 표로 정리


전시업계에서도 탄소중립 이벤트를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UFI는 2020년 ‘Waste Management in Exhibition Industry’ 보고서 발간을 통해 전시산업에서의 폐기물 관련 문제점들을 정리하여 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과 우수 사례들을 소개했다. 한 예로 ‘전시참가자 폐기물 감소’와 관련, 아랍에미리트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플라스틱병과 캔을 수거하는 8개의 회수기를 행사장 전역에 배포했다. 회수기를 통해 빈 병과 캔을 수거하고 즉시 환급해주었으며 환급된 돈은 적신월사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원과 방문객 모두에게 재활용 촉진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탄소중립을 향한 전시업계의 소통과 협력 중요

우리나라의 넷 제로 및 탄소중립 이벤트를 위한 노력과 활동들은 서구권에 비해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MICE ESG 운영 가이드’ 발간을 통해 마이스 행사에서의 지속 가능성 대응 및 실천을 위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기반하여 2023년에는 한국MICE협회가 개최한 ‘코리아 MICE 엑스포’는 ISO 지속 가능 이벤트 제3자 인증(ISO20121)을 취득했다. 또한 ESG 부스 부문 시상을 추가함으로써 참가업체들의 친환경 노력을 촉진한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대표전시회 중 하나인 ‘카페쇼’의 주최사 ㈜엑스포럼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부산에서 개최된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수송사인 ㈜그라운드케이도 대회 수송부문에 대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여 민간 참여가 늘어나는 고무적인 환경변화가 일어났다.

지자체로는 필자가 근무 중인 고양컨벤션뷰로에서 2016년 설립 이후부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천 노력을 전개해 오고 있다. 고양컨벤션뷰로는 전 세계 100여 개 도시가 가입한 ‘글로벌 지속가능성 도시연합(Global Destination Sustainability Movement)’에 2017년 국내 최초 가입하여 매년 도시 환경, 도시 사회, 마이스 공급망 및 마이스 전담 조직, 4개 부문에 대한 지속 가능성 실천 정도를 평가하고 전 세계 다른 도시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양컨벤션뷰로는 마이스 업계, 시, 학계 및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고양 MICE 지속가능 위원회’를 설립했다. 또 마이스 지속 가능성 비전, 가치, 향후 5년간 환경, 사회 및 경제 분야 목표와 실행 방안을 담은 ‘고양 MICE 지속가능성 전략’을 수립하였다. 더불어 지속 가능성 확산을 위해 ‘고양 지속가능 MICE 행사 매뉴얼’을 개발했으며, 지난해에는 지속 가능성 평가를 위한 ‘고양 지속가능 MICE 평가지표’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고양컨벤션뷰로와 소노캄 고양 호텔이 함께 ‘이벤트 지속가능성 표준(ISO20121)’ 인증을 취득하였다.

이로써 고양시는 친환경 인증을 먼저 얻은 킨텍스와 더불어 뷰로, 베뉴 및 호텔이 지속 가능 인증을 취득한 국내 최초의 지자체가 되었다. 그 결과 고양시는 2023년 ‘글로벌 지속가능성 도시 평가(Global Destination Sustainability Index)’에서 14위를 차지해 아시아·태평양 및 비유럽권 지역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이에 지난 4월 BBC는 고양시를 스웨덴 예테보리, 노르웨이 오슬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프랑스 보르도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뛰어난 5개 도시 중 한 곳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넷 제로와 탄소중립을 이루는 과정은 한순간에 달성되지 않는 긴 여정이다. 지도자의 의지를 담은 분명한 정책이 필요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실행 방안도 있어야 한다. 실천 정도를 평가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이스 산업 이해관계자 모두가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필요성을 공감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 Net Zero Carbon Events, Joint Meeting Industry Council

· Waste Management in the Exhibition Industry, u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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