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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글로벌 전시산업, 성장의 연속선 위에 서다

  • 5월 8일
  • 4분 분량

UFI, 제36차 글로벌 전시산업 바로미터 발표

AI와 체감형 콘텐츠가 견인하는 새로운 항로



전 세계 전시산업이 안정적인 성장 흐름에 들어섰다. 세계전시협회(UFI)가 발표한 ‘제36차 글로벌 전시산업 바로미터(Global Exhibition Barometer, 이하 바로미터*)’는 이러한 흐름과 함께,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확산과 전시회 형식(new format of events) 변화라는 새로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전 세계 57개국 378개 기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2025년 전시산업이 확장됐다고 답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2026년 운영 수익 전망에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기대감이 형성된 모습이다. 특히 수익 구조와 운영 전략, 주요 리스크 요인 등 여러 지표에서 ‘성장’과 ‘재편’이 동시에 나타났다. 본고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글로벌 전시산업의 현재와 변화 방향을 주요 지표 중심으로 살펴본다.


*바로미터: 세계전시협회(UFI)가 매년 두 차례(상·하반기) 발행하는 글로벌 전시산업 바로미터는 전 세계 전시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공신력 있는 정기 보고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후, 산업의 회복 탄력성을 측정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전 세계의 전시주최자(Organisers), 전시장 운영자(Venues), 그리고 서비스 제공업체(Suppliers)들을 대상으로 방대한 설문을 진행해 데이터를 분석한다.


글 | 이수빈 한국전시산업진흥회 전시기반본부 대리

자료 원 출처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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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을 지나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로

이번 제36차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시 임차 면적이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47%가 2025년 자국 전시면적이 5%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42%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긍정적인 분위기는 2026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응답자의 85%가 활동량 증가(44%) 또는 유지(41%)로 답해, 낙관하는 기조를 보였다.


 


영업이익 지표 또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2025년 기준 전시기업의 31%가 영업이익이 10%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2026년에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58%의 기업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 전반이 급격한 변화보다는 완만한 성장 흐름 속에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주요 매출원을 살펴보면 ‘전시면적 임대’와 ‘서비스 판매’ 부문에서 각각 34%, 39%의 응답자가 5%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산업에서 대면 비즈니스의 가치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산업의 외연 확장을 뒷받침하는 인력 운용 계획이다. 전 세계 전시기업의 39%가 인력을 늘릴 예정이며 57%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시산업이 기술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 중심의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서 강력한 고용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을 움직이는 변수: 경제·지정학 리스크의 지속

글로벌 전시산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기업 경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바로미터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자국 경제 상황’이 1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 동향(16%)’과 ‘지정학적 위험(16%)’이 각각 2위와 3위로 나타나 대외 변수에 민감한 산업적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흥미로운 점은 중기적 관점에서는 우선순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자국 경제가 가장 큰 변수였으나, 중기적 시각에서는 ‘글로벌 경제 동향(20%)’과 ‘지정학적 위험(16%)’이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시장 판도를 결정지을 핵심 요소로 지목됐다. 또한, ‘지속 가능성 및 기후 변화’ 이슈는 단기적 관점에서는 하위에 머물렀으나 중기적으로는 10%의 응답률을 기록하며 중요도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외에도 전시산업 내 경쟁 심화와 디지털 전환 영향이 각각 12%, 9%로 나타났다. 이는 전시업계가 단기적인 경기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탄소 중립, 그리고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에도 대비해야 함을 의미한다.

 

 

 


AI, 도구를 넘어 시스템으로

이번 바로미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활용 확대다. 전 세계 전시 관련 기업의 87%가 이미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전보다 4%p 상승한 수치다. 반면 AI를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3%에 그쳐, AI가 전시산업 전반에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 준다.

주목할 점은 활용 방식의 변화다. 단순히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응답 기업의 68%는 이미 일반적인 AI 도구를 비즈니스 기능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15%는 기존 시스템에 AI 기능을 완전히 통합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의 선도 기업은 자체 데이터를 학습시킨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활용 목적을 보면 기업들이 기대하는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가장 큰 목적은 업무 효율 개선이다. 응답 기업의 79%가 내부 운영과 업무 과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70%는 참관객과 참가업체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선에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57%는 AI 기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활용한다고 답한 응답 기업들의 AI 활용 성숙도 수준은 위 그래프와 같다.

이 같은 결과는 전시산업이 이제 AI 도입 여부를 넘어, 활용 방식에 집중하는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 준다. AI는 운영 효율을 높이고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기업 간 경쟁 역시 기술 활용 역량에 따라 차별화될 가능성이 크다.

 


‘형식(format) 혁신’ 요구의 본격화

전시산업의 외형적 성장만큼이나 내실 있는 변화가 요구되는 지점은 바로 ‘전시회 형식의 진화’였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37%는 전시회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58%는 전시회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체의 95%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셈이다.

특히 전시장 운영자와 전시주최자에게서 이러한 요구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전시회의 구조와 역할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의 전시회가 제품 전시와 비즈니스 매칭 중심의 ‘거래 플랫폼’이었다면, 현재는 경험과 참여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개선이 필요한 요소로는 ‘참관객 참여와 체험 확대’, ‘참여형 학습 형식 도입’이 각각 2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시회를 단순히 참관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경험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와 함께 ‘네트워킹 및 공간 경험’은 16%로 전시장 안팎에서 즐길 수 있는 이벤트와 추가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유명 연사 초청’과 같은 전통적 방식은 7%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현재 전시산업은 무엇을 보여 주느냐보다,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 참관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의 설계’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성장하는 산업, 진화하는 전시

제36차 UFI 글로벌 전시 바로미터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글로벌 전시산업은 양적 성장에 그치지 않고, 기술과 콘텐츠가 결합된 질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이면의 경고등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국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주요 변수이며, 참관객들은 더 이상 수동적인 관람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번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기술과 콘텐츠의 변화다. AI는 이미 산업 전반에 확산되며 운영 효율과 고객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전시회 형식 역시 참여와 체험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이제 전시산업은 기술과 콘텐츠가 결합된 ‘경험 기반 콘텐츠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향후 전시회의 경쟁력은 규모나 시설이 아닌 데이터 활용 역량과 콘텐츠 기획력, 그리고 참가자 경험 설계 능력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전시산업도 기존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술 도입과 콘텐츠 혁신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재정립할 때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앞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VOL.130(2026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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