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세계 전시업계 이모저모
- 준걸 김
- 2일 전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15시간 전
독립 전시주최사의 생존 전략, 데이터가 말해 주는 10가지 인사이트
환경도 살리고 예산도 절약하는 제로-웨이스트 가이드 8가지
기사 원 출처 미국┃ TSNN, Danica Tormohlen Informa USA, Inc, Magdalene Sim

급변하는 전시산업의 환경 속에서 전 세계 전시 주최사들은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의 전시산업 전문 컨설팅업체 콜링우드(Collingwood)와 미국전시주최자협회(이하 SISO)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초청 바이어 1:1 미팅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효과적인 수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미국 전시업계 전문 매체 미팅넷(Meetings)은 ‘제로-웨이스트(Zero-Waste) 행사’가 기업의 환경 리더십을 강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소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지면에서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통한 전시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조망하고자 한다.
◆ 수익 창출 전략: ‘SISO 2024 전시산업 벤치마킹 조사’가 제안하는 10가지 시사점
영국의 콜링우드와 미국 SISO는 전시업계 종사자 155명을 대상으로 주요 현안, 사업 기회, 현재 실적 등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영국과 북미에 본사를 둔 B2B 전시 주최사였다. 이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4년 전시산업 벤치마킹 조사(Events Sector Benchmarking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초청 바이어 1:1 미팅은 현재 전시 주최사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행사 모델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해당 모델에 관심을 보이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나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전시 주최사는 어떠한 형식의 바이어 초청 행사를 기획하고 있을까. 조사 결과, 응답자의 81%는 구매자, 판매자, 그리고 잠재적 파트너가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 형식을 운영 중이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으며, 69%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사전에 매칭하는 1:1 미팅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거나 검토 중이었다.
콜링우드의 폴린 콜터(Pauline Coulter) 전략고문은 “스폰서의 투자 대비 수익(ROI)을 입증하고 실현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1:1 미팅과 같은 맞춤형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SpEx(스폰서&참가업체) 프로그램보다 구매 여정(buying funnel)을 더 빠르게 진전시켜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끈다”고 설명했다.

‘2024 전시산업 벤치마킹 조사’로 본 10가지 시사점
➊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시 주최사는 시상식, 콘퍼런스, 박람회, 온라인 행사 등 다양한 포맷을 활용하며 커뮤니티 기반, 구독 기반 등 복합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별로 다각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응답자 대부분은 추가적인 사업 모델 다각화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➋ 주요 현안
주최사의 운영 비용은 증가하고 있으나 고객의 지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전시산업은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나 여전히 원가 상승, 고객 예산 축소, 업계 경쟁 심화 등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➌ 일부 원가 항목에서 두 자릿수 인상
응답자 중 약 3분의 2는 식음료(F&B) 비용이 최근 12개월 사이 10%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그 밖에도 지난 1년간 운송비(34%), 전기요금(34%), 전시장 임대료(26%) 등이 10% 이상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➍ 가격 인상과 사전 예약을 통한 현금 흐름 개선
응답자의 62%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며, 사전 예약 유도와 재참가 장려, 비용 절감 등을 병행해 현금 흐름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했다.
➎ 참관 동기: 학습에 대한 수요
주최사들은 참관객의 주요 동기로 학습(27%), 네트워킹(18%), 비즈니스 확장(15%)을 꼽았다. 특히 지식 습득에 대한 욕구가 가장 두드러졌다.
➏ 까다로워지고 지연되는 행사 선택과 예약
참관객의 선택 기준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예약 시점은 늦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데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동의했다. 반면 맞춤형 콘텐츠, 체험 중심 행사, 틈새시장 겨냥 행사에 대한 수요는 확대되는 추세였다.
➐ 양보다는 질
주최사 중 86%는 스폰서와 참가업체가 리드 작성/미팅 성사와 관련해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들이 ROI에 대해 더 구체적인 근거를 요구한다고 답한 비율 역시 84%로 상당했다.
➑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틈새시장 공략을 통한 매출 확대 기회
응답자의 절반은 매출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 외에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화(47%), 데이터 활용(46%)이 핵심 기회로 인식됐다.
➒ 인수합병을 물색하는 대규모 주최사와 PE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친 전시 주최사는 단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PE(사모펀드)의 투자를 받은 전시 주최사의 경우에는 91%, 상장된 기업의 경우에는 60%가 인수 대상을 찾고 있었다. 가장 선호하는 인수 대상은 무역 박람회로, 1순위로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68%에 달했다.
➓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성과를 기대하는 바이어
77%의 응답자는 바이어들이 전시 주최사가 2019년 대비 더 나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행사의 성공 지표를 ‘참관객 수’로 볼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 가치’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 제로-웨이스트 행사를 위한 8단계 실행 지침

적절한 계획과 헌신적인 노력이 수반된다면 어떤 행사든 제로-웨이스트(Zero-Waste)를 실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이상적인 목표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기업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지속 가능성이 기업의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제로-웨이스트 원칙을 실천하는 전시 기획자는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제로-웨이스트는 왜 중요할까. 제로-웨이스트 행사는 기업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 주는 강력한 수단이다. 직원, 고객, 이해관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기업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인상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폐기물 감축은 환경 보호는 물론 행사 예산 절감에도 기여한다. 자재 구매와 쓰레기 처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며, 동시에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차별성을 구축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시키고 싶은 전시 기획자라면 지금부터 소개할 8단계 지침에 주목해 보자.
먼저 ‘제로-웨이스트 행사’란?
제로 웨이스트 행사(Zero-Waste Event)가 쓰레기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핵심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재사용을 우선하며, 불가피한 폐기물은 재활용·퇴비화·기부 등을 통해 매립을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 수립은 물론 납품업체와 전시장과의 긴밀한 협력, 참관객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와 계도(啓導)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노력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는 충분한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제로-웨이스트 행사를 위한 8단계 실행 지침
➊ 취지에 공감하는 전시장 선택
이미 지속 가능성 방침을 시행 중이거나 제로-웨이스트 목표에 협조적인 전시장을 우선 고려한다. 전시장의 폐기물 관리 방식을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계약서에 관련 요건을 명확히 명시해 기대치를 설정한다. 핵심은 바로 행사 전 과정에 걸쳐 전시장과 꾸준히 소통하는 것.
➋ 음식물 쓰레기 저감 최우선
음식물 쓰레기는 행사 관련 폐기물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계약 시 처리 방식과 분류 기준을 명확히 포함시킨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자선단체나 푸드뱅크에 기부하고 먹을 수 없는 잔여 음식물은 퇴비나 사료, 비료로 활용한다.
➌ 지속 가능성을 구매 기준으로 설정
구매 물품과 납품업체 선정 시 지속 가능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지역 식재료 활용, 음식물 잔량 최소화,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행사 기념품은 재사용 가능한 물병이나 디지털 상품권 등 실용적이면서 환경 친화적인 품목을 추천한다. 초대장, 프로그램 북, 기타 자료집 등은 가급적 전자 문서로 발송하고 인쇄물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재생 용지를 사용하는 현지 인쇄업체를 이용한다. 불가피하게도 지속 가능한 선택지가 없다면 전문 폐기물 처리 업체를 통하는 대안도 검토한다.
➍ 일회용품 사용 지양
내구성이 우수하고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적극 도입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한다. 장식용품은 대여를 우선하고 구입 시 재사용하거나 기부하는 방안을 미리 고려한다. 화환은 병원, 양로원 혹은 지역 내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➎ 제로-웨이스트 분리수거대 설치
눈에 잘 띄고 체계적인 쓰레기 분리수거대를 설치하여 행사에서 발생한 모든 쓰레기가 무조건 매립되지 않게 한다. 분리수거대는 제로-웨이스트 행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전시장 평면도를 작성하고 폐기물 처리 전문가와 협의해 회수 동선을 최적화하고, 현장 스태프와 자원 봉사자에게 사전 교육을 실시해 참관객이 올바르게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➏ 참관객 참여 유도 및 인식 제고
행사 전중후에 제로-웨이스트 목표와 실천 방안을 적극 알린다. 특히 분리수거대 주변에는 누구나 메시지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시각 자료를 배치한다. 현장 운영 인력과 청소 인력을 대상으로 교육도 병행해 전반적인 실천 수준을 높인다.
➐ 기존 쓰레기통 철거 또는 사용 제한
제로-웨이스트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은 일반 쓰레기통은 철거하거나 사용을 제한한다. 개방된 쓰레기통은 무분별한 매립 폐기물을 양산해 실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➑ 성과 측정 및 공유
행사 이후 폐기물 처리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실천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한다. 이는 지속 가능한 행사 운영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업계 내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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