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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2] 미래를 그리다, 지구를 잇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참관기

  • 작성자 사진: 준걸 김
    준걸 김
  • 5월 14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월 16일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을 주제로 6개월간 열려

한국관 전시 주제는 ‘마음을 모아’ 첨단 기술·문화 전시해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이하 오사카 엑스포)’가 지난 4월 13일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에서 막을 올렸다.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을 주제로 한 이번 엑스포는 오는 10월 13일까지 6개월간 이어진다. 전체 전시장 규모는 약 155헥타르(ha)로 축구장 217개,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해당한다. 전 세계 158개국, 7개 국제기구가 참가해 자국의 미래 비전을 담은 전시관을 선보인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의 방식’을 지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 구현을 목표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것이 이번 엑스포의 특징이다.


글┃ 김봉석 교수 경희대학교 컨벤션전시경영학과


지난 4월 13일 개막해 6개월간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엑스포) 전경 © 일본국제박람회협회
지난 4월 13일 개막해 6개월간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엑스포) 전경 © 일본국제박람회협회

‘공존’과 ‘연결’을 키워드로 인류 직면 과제 해법 제시

근대 시민사회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축물이 있다. 바로 영국 런던의 수정궁이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을 거치며 농업 중심에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공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전환됐다. 이에 새롭게 생산된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할 공간이 필요해졌고, 이로 인해 ‘엑스포’가 탄생했다. 1851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첫 엑스포가 열린 것이다.

엑스포는 국가 주도의 ‘국가 엑스포’에서 2차 세계 대전 이후 대기업이 중심이 된 ‘기업 엑스포’로 변화했다. 2005년 아이치 엑스포를 기점으로 환경 등 인류 공동의 문제를 다루는 ‘시민의 엑스포’로 진화해 왔다. 국가와 기업 주도로 새로운 기술과 과학기술의 전시 및 교류의 장으로 역사를 이어 오던 엑스포가 이제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번영을 모색하는 플랫폼으로 그 역할을 확장한 것이다. 실제로 2015년 세계 식량 문제를 주제로 개최된 밀라노 엑스포는 ‘식품 로스(Food Loss)’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명’을 주제로 한 오사카 엑스포 역시 10년 혹은 20년 후의 미래를 바꿀 실험장이 될 수 있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와 국제박람회기구(BIE)는 이번 오사카 엑스포가 175년에 달하는 엑스포 역사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사카시 서쪽 끝 매립 인공섬에 조성된 엑스포장은 ‘친환경’을 핵심 콘셉트로 설계됐다. 엑스포장 내부의 110여 개 파빌리온(전시관)은 설계부터 시공,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줄이기(reduce)’와 ‘재사용(reuse)’과 ‘재활용(recycle)’, 이른바 ‘3R’ 원칙을 준수하며 반영했다고 한다.

현장을 방문하는 모든 관람객은 가장 먼저 압도적 크기의 원형 목조 구조물 ‘그랜드 링(Grand Ring)’과 마주하게 된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전통 공법으로 조립해 못 하나 없이 지어진 세계 최대 목조 구조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둘레 약 2㎞, 폭 30m, 최대 높이 20m 규모를 자랑하며 전시관들이 이 링을 둘러싸고 배치돼 관람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그랜드 링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국가와 국가가 서로 연결된 공동체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 생명과 기술이 하나로 순환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이번 오사카 엑스포의 주제를 공간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 상징물인 ‘그랜드 링’ 내부 모습 © KOTRA
오사카 엑스포 상징물인 ‘그랜드 링’ 내부 모습 © KOTRA

오사카 엑스포, 볼 만한 전시관은?

오사카 엑스포의 전시관은 그랜드 링을 중심으로 안팎에 배치됐다. 안쪽에는 해외관과 시그니처관이, 바깥쪽에는 일본관과 일본기업관이 위치한다. 참가국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고 구현한 결과물을 전시하느라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전시관은 크게 우리나라를 포함해 해외관(158개국), 국내관(일본관, 기업관 등), 시그니처관으로 나뉜다. 시그니처관은 일본국제박람회협회가 이번 박람회 주제에 맞춰 직접 기획한 8개의 테마 전시관이다.

시그니처관 중 하나인 ‘미래의 삶’에서는 50년 후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생명을 이어 가는 미래를 묘사하며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경계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함께 공생하는 사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Better Co-Being(더 나은 공동생활)’은 독특하게 천장과 벽이 없고 철골을 조합한 구조로 지어졌다. 손바닥 크기의 단말기로 빛을 내거나 비를 내리게 하는 등 오감을 통해 미래 환경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해 미래 환경에 대한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이 밖에도 럭비공 모양인 무게 12.7kg의 ‘화성의 돌’을 전시한 일본관 역시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는 인기 캐릭터인 헬로키티와 도라에몽이 등장해 생명의 순환 과정을 설명해 준다.

미래를 향한 인간의 꿈이 압축된 것이 ‘우주’여서일까, 우주를 테마로 한 미·중 간의 신경전도 볼 만하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로켓 발사 풍경을 재현하는 등 전시관 대부분을 우주로 꾸민 미국은 ‘달의 돌’을 전시하고 있다. 한자가 쓰인 대형 죽간 모양으로 건물을 만든 중국관에서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중국의 유구한 역사를 소개한다. 내부에서는 걸어 다니는 안드로이드 로봇도 볼 수 있다. 특히 중국 또한 무인 달 표면 탐사선 창어 5·6호가 각각 가져온 달의 토양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예술’을 주제로 개성 있는 전시를 선보였다. 프랑스관은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 제목인 ‘사랑의 찬가’를 전시 콘셉트로 삼았다. 또한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인 루이뷔통의 장인이 ‘사랑’을 테마로 가방을 만드는 과정을 디지털 영상으로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이탈리아관에서는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현대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콜로세움을 본뜬 내부 극장에서는 매일 음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한국관 외관 및 미디어파사드 © KOTRA
한국관 외관 및 미디어파사드 © KOTRA

세계를 무대로 한국의 진심을 알린다

한국관은 ‘With Hearts(마음을 모아)’를 주제로, 총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고유 정서인 ‘정(情)’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의지를 담아 전통과 현대, 사람과 기술, 그리고 한국과 세계를 ‘진심(眞心)’으로 연결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총면적 3,501.82㎡의 부지에 조성된 한국관은 ‘여백의 미’를 살려 건축적 요소를 최소화했다. 동시에 우리의 사계절 자연과 문화유산, 첨단 기술을 영상으로 구현한 대형 미디어파사드(27m×10m)를 설치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백색 마감재, 한산 모시, 한복 저고리, 청사초롱 등의 디자인 요소를 통해 한국적 특성을 반영했다. 흰색 바탕에 한복의 색감과 질감을 살린 대형 막을 두른 외형 또한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특히 그랜드 링 위를 걷다 보면 한국관 미디어파사드 영상이 압도적으로 다가와 언제나 역동적인 한국인의 기질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한국관 내부는 동선을 따라 3개의 관으로 구성됐는데, 제1관은 인터랙티브 체험 공간으로 관람객의 목소리를 AI가 인식해 빛과 음악으로 전환해 보여 준다. 제2관은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기술을 활용한 환경 회복을 주제로 했다. 제3관에서는 K-POP과 함께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 세대 간 소통 등을 담은 단편 영상이 상영된다.

한국관에서 관람객은 AI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체험을 통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첨단 기술이 만들어 내는 인터랙티브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미래 사회에서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진심이 깃든 기술과 문화가 어떻게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 주며 글로벌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혁신성과 따뜻한 가치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한국관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자연을 회복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이 미래 기술과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한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전시관이 되길 기대한다.


한국관 전시 체험 모습 © KOTRA
한국관 전시 체험 모습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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