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트렌드] 광고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 지금 AI 인플루언서가 핫한 이유는?
- 준걸 김
- 9월 6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9월 9일
팬덤·세계관·AI,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열쇠
AI의 효율과 인간의 감성 사이, 공존과 균형이 중요
이제 AI로 만든 광고를 유튜브나 SNS에서 접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술이 충분히 성숙한 지금, 대기업들은 오히려 ‘AI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선호한다. AI 캐릭터와 함께라면 메시지 전달을 넘어 브랜드 스토리가 자연스레 확산돼, 브랜드들이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과 콘텐츠 파급력을 위해 AI와 협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광고 제작은 물론, 마케팅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의 기준마저 뒤흔들고 있다. 광고 산업의 중심에서 AI가 어떤 변화를 이끄는지 세세히 들여다본다.

탁구선수 신유빈을 모델로 해 100% AI로 만든 세탁 세제 광고 © LG생활건강
AI가 만들어 낸 효율성의 시대
광고 업계에서 모델, 성우, 해외 로케이션 촬영 같은 전통적 제작 요소들이 점차 AI로 대체되고 있다. AI 모델은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줄 뿐 아니라, 재촬영이나 재녹음이 자유롭고 수정도 손쉽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탁구선수 신유빈을 100% AI 기술로 구현해 세탁세제 브랜드 ‘피지(PiJi)’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는 신유빈 선수가 ‘피지 모락셀라’의 도움으로 쉰내의 원인균인 모락셀라균과 탁구 대결을 펼친다는 콘셉트였는데, AI로 재현된 신유빈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연기가 큰 호평을 받았다. 모델 촬영이나 해외 로케이션 없이도 완성도 높은 광고가 탄생한 것이다. 오비맥주 버드와이저(Budweiser)도 여름을 겨냥해 생성형 AI로 브랜드의 가치와 메시지를 압축한 브랜드 매니페스토 필름(Brand Manifesto Film)을 선보였다. AI로 만든 인물들이 함께 춤추고 맥주를 마시고 웃는 모습을, 자연스럽고 몰입감있게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는 AI 영상 콘텐츠의 가능성을 한층 확장했다는 업계의 평가로 이어졌다.
이처럼 AI는 제작의 속도와 효율성을 혁신하면서 제작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도구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AI로 어떤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낼 것인가’라는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적 사고로 이어지며 산업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드라마, 영화 등 높은 창의성을 요하는 예술 분야보다 목적이 분명한 광고 분야에서 생성형 AI가 먼저 빛을 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인플루언서와 손잡은 브랜드들
기업들이 AI 광고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효율성’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날 광고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어필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연결되었는가’에 있다. 이 지점에서 팬덤(Fandom)을 지닌 AI 인플루언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자동차는 중고차 거래 서비스 ‘현대인증중고차’ 홍보를 위해 ‘사모예드 포포(이하 포포)’ ‘진돌이라이프’ ‘뚱시바’ 등 강아지 AI 인플루언서와 협업했다. 포포는 중고차를 타고 차박 여행을 떠나는 스토리를 통해, 철저한 검수와 다양한 차종 거래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또한 막걸리를 빚어 고사를 지내고 별빛 아래에서 마시멜로를 굽는 장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고 동시에 힐링을 줬다. 이처럼 반려견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상은 단순한 광고를 넘어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포포는 독보적인 인기로 광고계의 중심에 섰다. GS25와 함께 제작한 콘텐츠에서는 포포가 지하철을 타고 편의점에 출근해 음식을 고르는 평범한 일상이 담겼는데, 해당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30만 회, 댓글 500개 이상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제과 브랜드 노티드(knotted)도 신제품 ‘말차 시리즈’ 홍보에 포포를 기용했다. 포포가 말차 소금빵과 말차라테를 만들며 고군분투하는 장면은 귀여우면서 무해한 매력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광고는 메시지 전달을 넘어 팬덤이 이미 형성한 정서적 연결망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가상 인플루언서 대학생 ‘로지(ROZY)’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패션, 화장품, 자동차 광고에 잇달아 등장하며 실제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와 파급력을 입증한 로지는, 24시간 활동할 수 있으며 스캔들이나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더욱 안정적이면서 감정적 파급력이 큰 파트너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AI 인플루언서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브랜드 스토리를 깊이 있고 폭넓게 전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로 작용 가능하다.
효율과 감성, 공존의 광고 시대
브랜드가 AI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체 제작도 가능하지만, 이미 구축된 팬덤과 세계관을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압도적인 강점이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이들과 손을 잡음으로써 복잡한 절차 없이도 트렌디하고 공감 가는 콘텐츠를 신속하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무엇보다 AI 캐릭터가 전하는 메시지는 기술이 아니라 ‘감성’이다. 고유한 캐릭터성과 스토리텔링을 지닌 AI 인플루언서는 광고 속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소비자에게 더욱 신선하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다.
그렇다면 AI가 모델, 성우, 해외 촬영까지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흐름은 ‘완전한 대체’보다는 ‘선택적 대체’에 가깝다. 예를 들어 감정 표현이나 인간적 공감이 중요한 광고에서는 여전히 실제 배우나 성우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반면 단순 정보 전달이나 반복적인 내레이션은 AI 성우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해외 촬영 역시 AI 기반 가상 배경 기술의 발달로 상당 부분 대체 가능하지만, 현지 문화를 담아내는 리얼리티까지는 아직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광고 산업이 ‘AI와 인간의 공존’으로 진화할 것이라 전망한다. 기술은 효율성을, 인간은 감성을 담당하며 두 요소가 결합될 때 가장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광고의 미래는 ‘AI냐, 인간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두 영역의 장점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 AI는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브랜드의 스토리에 새로운 차원을 더하고, 인간은 여전히 감정과 공감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전달한다. 이 균형 속에서 광고는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깊이 연결되는 경험의 장으로 확장될 것이다. AI와 인간이 함께 만드는 이 새로운 무대에서 앞으로 어떤 크리에이티브가 탄생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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