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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 메이커스] 공간의 낭비를 줄이는 AI, 전시장의 새로운 ESG를 제시하다

9월 7일
3분 분량

실내·지하 공간에서도 자연스러운 위치 안내 구현

베스텔라랩, 전시장에 새로운 ESG 가치 제시



전시산업에서 ESG의 의미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사람과 차량이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 역시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이번 호에서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공간을 이해하고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을 읽어 내며, 전시장을 비롯한 대형 복합공간의 ‘보이지 않는 동선’을 바꾸고 있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전문기업 베스텔라랩(Vestellalab, 대표 정상수)을 소개한다.




베스텔라랩의 피지컬 AI 기반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CCTV만으로도 주차면 점유 현황을 정밀하게 분석해 이동의 낭비를 줄인다 © 베스텔라랩



AI가 읽어 내는 공간, 줄어드는 이동의 낭비

전시장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저마다 목적지를 향해 움직인다. 관심 있는 부스를 찾아 걷고, 세미나장과 식음시설, 편의시설을 오간다. 차량도 주차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빈 공간을 찾아 이동하고, 주차 후에는 다시 전시장으로 향한다.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는 대형 전시장에서는 이 같은 개별 이동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동선을 만든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동의 낭비’다. 원하는 장소를 찾지 못해 같은 공간을 반복해서 오가거나, 차량이 빈 주차면을 찾느라 주차장을 여러 차례 순환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한 사람에게는 몇 분의 불편에 불과하지만 수천, 수만 명의 이동이 누적되면 시간과 에너지, 공간까지 불필요하게 소비된다.

2018년 창립한 베스텔라랩은 이러한 ‘이동의 비효율’을 AI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 이 기업은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빈 주차면을 안내하는 AI 주차 내비게이션 ‘워치마일(Watchmile)’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실내 측위 기술이 적용된 워치마일은 LLM(Large Language Model)을 사용한 AI 모델을 적용해 기존에 구축된 방범용 CCTV 영상만으로도 주차면 점유 현황을 정확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 주차 현황과 빈 주차 공간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용자의 성향에 맞는 최적의 주차면으로 경로를 안내한다.

현재 서울역, 천호역 등 대형 공영주차장을 비롯해 킨텍스, 대규모 주거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다양한 현장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또한 자율주행 V21 솔루션인 ‘제로크루징(ZeroCruising)’을 통해 차량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각지대의 위험을 즉시 알려 자율주행의 안정성과 보행자의 안전을 지원하고 있다.



GPS가 닿지 않는 공간을 읽는 피지컬 AI 기술

베스텔라랩은 올해 초 ‘실내 위치에 따라 화면을 표시하는 방법 및 장치’에 관한 기술을 미국 특허로 등록했다. 이 특허는 GPS 신호 수신이 어려운 실내 환경에서도 사람이나 차량의 실제 이동을 이해하고, 이를 화면에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실내 위치 인식·시각화 기술이다. 단순 좌표 표시 방식이 아닌 공간 구조와 이동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물리적 움직임과 디지털 화면 간의 오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베스텔라랩은 해당 기술에 피지컬 AI 개념을 적용해 실제 공간에서 발생하는 이동·회전·속도 변화 등의 물리적 행동을 인식하고 이를 사용자 화면에 직관적으로 반영했다. 이를 통해 실내 내비게이션에서 자주 발생하던 화면 끊김이나 위치 튐 현상을 개선하고, 보다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특허 기술은 주차장을 넘어 지하 터널, 산업·공사 현장 등 구조가 복잡하고 GPS 활용이 어려운 특수 실내·지하 공간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다양한 환경에서 사람·차량·장비의 이동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도 크다. 베스텔라랩은 이러한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향후 건설·인프라·산업 현장 등으로 적용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번 미국 특허 등록을 통해 기존의 실내 주차 내비게이션 워치마일과 실내 V2I(차량과 도로·교통 인프라 간 통신) 솔루션 등 주요 서비스의 기술적 기반도 한층 강화됐다. 특히 공항, 대형 복합시설, 스마트시티 등 GPS 음영 공간에서 위치 인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시장에 주차 최적화 AI 솔루션을 공급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전시장은 덜 움직이는 공간이다

그동안 우리는 전시장의 ESG를 이야기할 때 주로 눈에 보이는 변화를 떠올렸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일회용품과 폐기물을 줄이며, 자원을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시장이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움직이는 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동’ 역시 ESG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스마트 전시의 방향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기존의 전시 기술이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참관객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정보가 실제 공간의 움직임을 어떻게 바꾸는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어디에 있는가’를 알려 주는 것을 넘어 ‘어떻게 움직여야 효율적인가’를 이해하는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베스텔라랩의 AI 서비스는 ESG가 반드시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는 방식으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이미 존재하는 공간과 인프라를 더 똑똑하게 활용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는 것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 베스텔라랩이 올해 ‘2026 국가 ESG 우수기업’ ESG 경영 부문 기획예산처 장관상을 수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필요한 차량 이동과 대기시간을 줄이고 공간 활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 환경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결국 ‘지속 가능한 전시장’은 단순히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은 덜 헤매고, 차량은 덜 움직이며, 공간은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베스텔라랩은 AI 기술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동선’을 읽어 내며 전시장의 ESG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어쩌면 미래의 지속 가능한 전시장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반복해 온 한 번의 회전과 몇 분의 대기, 한 번의 잘못된 이동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VOL.132(2026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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