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인사이트] 검색보다 AI에 묻는 시대, 브랜드는 어떻게 선택받아야 할까?
- 7월 3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7일
제로클릭, 링크의 퇴장과 AI 답변의 등장
AI의 답변 안에 존재하는 브랜드의 조건은?
우리의 검색 행동이 바뀌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클릭의 종말’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검색 결과 페이지를 뒤지지 않는다. ChatGPT, Gemini 같은 생성형 AI에게 질문하고, AI가 요약한 답변을 읽으며 의사결정을 내린다. 정보 탐색의 주도권이 검색엔진에서 AI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제로클릭(Zero-Click)’ 시대다. 전시, 공간, 브랜드 경험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브랜드는 검색되는 것을 넘어 AI에게 이해되고 선택되어야 한다.
글 | 손승완 에이넥트 대표, 『제로클릭』 저자

제로클릭 시대에는 ‘AI의 답변 안에 존재하는 브랜드’가 선택받는다 © SHUTTERSTOCK
검색의 중심, 링크에서 AI 답변으로
제로클릭은 사용자가 검색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많이, 더 구체적으로 질문한다. 달라진 것은 답을 얻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여러 링크를 오가며 정보를 조립했다면, 이제는 AI가 먼저 정보를 읽고 선별한 뒤 요약해 하나의 답으로 제시한다.
이 같은 변화로 디지털마케팅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과거의 질문이 ‘우리 브랜드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가’, ‘우리 콘텐츠가 클릭을 유도하는가’였다면, 이제는 ‘AI가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는가’, ‘관련 질문에 우리 콘텐츠를 근거로 인용하는가’, ‘소비자에게 우리 브랜드를 어떤 문장으로 설명하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검색 순위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ChatGPT와 Gemini는 오랫동안 국내 검색 시장을 주도해 온 네이버(NAVER)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으며, 네이버 역시 AI 기반 검색 경험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랜 기간 검색 서비스의 일부였던 연관검색어 기능을 종료하고, 사용자의 질문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검색은 단순히 ‘무엇을 입력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AI 답변이 만드는 브랜드 첫인상
제로클릭 시대의 더 큰 변화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처음 만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브랜드는 광고, 이미지, 영상 등을 통해 감각적인 경험을 전달하며 인지도를 쌓아 왔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검색 결과와 웹사이트를 통해 브랜드가 스스로를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사용자는 ‘아이와 갈 만한 전시회 추천해 줘’, ‘요즘 주목할 만한 친환경 브랜드는?’, ‘브랜드 팝업에 적합한 공간은?’, ‘우리 회사에 맞는 마케팅 솔루션은?’과 같이 자연어(自然語)로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에 가장 먼저 답하는 것은 브랜드가 아니라 AI다. 사용자는 여러 웹사이트를 방문하기 전에 AI가 정리한 설명을 읽고, 그 답변을 바탕으로 어떤 브랜드를 더 살펴볼지 결정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만큼 ‘AI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가 중요해졌다. AI가 신뢰할 만한 선택지로 소개하는지, 수많은 후보 중 하나로만 언급하는지, 혹은 아예 언급하지 않는지에 따라 소비자의 인식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AI 시대의 브랜드 첫인상은 더이상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비자가 던진 질문에 AI가 처음으로 건네는 한 문장에서 시작된다.
SEO에서 GEO로, 최적화 목표의 변화
그동안 기업들은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즉 검색엔진 최적화에 집중해 왔다. SEO의 목표는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노출되고, 사용자의 클릭을 유도해 웹사이트로 유입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해 답변하는 환경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사용자는 여러 사이트를 오가며 정보를 찾기보다 AI의 답변 안에서 정보를 얻고 비교하며, 때로는 구매나 방문 후보까지 결정한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다. GEO는 생성형 AI가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와 콘텐츠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필요할 때 인용하거나 추천할 수 있도록 정보를 구조화하는 전략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AI가 우리 브랜드를 오해하지 않도록, 그리고 중요한 질문이 나왔을 때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로 떠올릴 수 있도록 브랜드의 정보를 정리하는 일이다.
SEO 시대의 핵심 단위가 ‘키워드’였다면, GEO 시대의 핵심 단위는 ‘질문’이다. 예로 ‘전시회’라는 키워드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전시회는 무엇일까?’, ‘기업 ESG 캠페인에 적합한 전시회는 어디일까?’,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기획할 때 어떤 공간을 선택해야 할까?’와 같은 실제 질문에 얼마나 좋은 답을 제공하느냐다. 이처럼 앞으로의 콘텐츠 전략은 키워드 반복이 아니라 질문에 가장 좋은 답변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AI가 선택하는 콘텐츠의 공통점
많은 기업은 사람에게 보기 좋은 웹사이트가 AI에게도 좋은 콘텐츠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AI가 콘텐츠를 읽는 방식은 다르다. 사람은 디자인과 이미지, 브랜드의 분위기를 함께 경험하지만 AI는 제목과 문단, 표, 리스트, FAQ, 출처 등 구조화된 정보 단위를 중심으로 의미를 파악한다. AI에게 중요한 것은 ‘멋져 보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읽히는가’다.
AI가 답변에 활용하기 좋은 콘텐츠에는 공통점이 있다. 정보가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고, 사용자의 질문 의도와 맞아떨어지며, 충분한 근거와 신뢰할 만한 출처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정리한 개념이 바로 SIFT 프레임워크(framework)다. SIFT는 Structure(구조), Intent Fit(질문 의도와의 적합성), Fidelity(정보의 충실성), Trust(신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공간을 소개하는 콘텐츠라면 ‘감각적인 공간입니다’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규모의 행사에 적합한지, 브랜드 팝업이나 기업 캠페인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접근성과 동선, 운영 경험은 어떤지, 관련 사례와 근거는 무엇인지와 같은 정보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그래야 AI가 관련 질문에 답할 때 해당 공간이나 브랜드를 신뢰할 만한 선택지로 떠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콘텐츠는 광고 문구가 아니라 AI가 참고할 수 있는 지식 자산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마케팅 경쟁은 더 큰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가 아니라, AI가 이해하고 신뢰하며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에 유리해질 것이다. 과거 검색의 시대에는 ‘발견되는 브랜드’가 살아남았다면, 현재 제로클릭 시대에는 ‘AI의 답변 안에 존재하는 브랜드’가 선택받는다.
이제 기업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단 하나다. ‘우리 브랜드는 AI의 답변 속에서 과연 어떤 첫인상으로 설명되고 있는가?’
VOL.131(2026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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