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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민에게는 즐거운 놀이터, 기업에는 성장의 사다리: 벡스코의 새로운 진화를 이끌어 갑니다

  • 11시간 전
  • 6분 분량

산업 성과를 직접 일구는 ‘성과 창출 플랫폼’으로 대전환

365일 시민의 일상에 즐거움을 더하는 ‘지식·문화 놀이터’로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언제든 들러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시민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 벡스코가 지향하는 미래입니다.” 이준승 벡스코 대표이사가 그리는 전시장은 딱딱한 비즈니스 공간을 넘어선다. 벡스코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시행한 조사를 통해 연간 2.6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증명한 그는, 이제 그 온기가 지역 시민과 기업에 직접 가닿도록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초를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로 나아가는 ‘드론쇼코리아(DSK, 이하 DSK)’의 성공과 가동률의 한계를 넘어설 ‘제3전시장 건립’은 벡스코가 나아갈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더불어 한국전시산업진흥회장으로서


이준승 벡스코 대표이사



Q 중앙정부와 부산광역시에서 32년간 쌓아 오신 행정 경력이 인상적이다. 지자체에서 바라봤던 전시산업·MICE 업계와 벡스코 대표이사로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제 산업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시는지 궁금하다.

A 흔히 전시컨벤션센터를 떠올리면, 공간을 임대하고 전시회나 회의가 열리는 장소를 제공하는 곳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시에 있을 때에는 벡스코를 포함한 전시장을 유사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전시회가 차질 없이 준비되었는지, 참가업체 수는 충분한지 정도에 관심을 가졌을 뿐, 센터 자체의 본연적 역할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해 볼 기회가 적었다. 32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현장을 들여다본 결과, 전시장은 단순히 공간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지역 산업이 스스로를 증명하고 성장을 촉발하는 전략적 플랫폼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부산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여해 자신을 알리고(Show-up), 바이어와 고객을 직접 만나는 접점이 바로 전시장이다.

특히 초기 기업들에게는 시장 진입의 첫 관문이 되기도 한다.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CES 같은 해외 전시회에 나가는 이유는 그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인증’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벡스코 역시 부산이라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 산업의 결실을 맺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중심점이 되어야 한다. 부산시가 행정과 예산으로 비전을 제시한다면, 벡스코는 현장의 노하우로 이를 실질적인 시회와 행사로 구현해 내야 한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부산의 성장’이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는 셈이다.


Q 최근 정부 정책 전반에서 ‘지역균형발전’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지역 전시장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A 전국 곳곳에 신규 전시장과 컨벤션센터가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만약 모든 전시장이 유사한 주제의 행사만 반복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기업 수는 한정되어 있고 기업 역시 비용 부담으로 모든 전시회에 참여할 수 없다. 이는 산업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이 역시 분명 고민이 필요하다.

따라서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은 모든 지역을 기계적으로 평등하게 묶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극대화해 자생력을 갖추게 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시장 운영 전략도 마찬가지다. 각 지역은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발굴해 차별화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야 한다.

부산은 ‘바다’라는 압도적인 강점이 있다. 국제조선 및 해양산업전(KORMARINE)이나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OFFSHORE KOREA)처럼 부산이 명확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관련 포럼과 국제회의를 병행해 세계적인 트렌드를 주도함으로써, 특정 시기가 되면 ‘해양 산업의 모든 것은 부산에 있다’는 강력한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 수도’로 브랜딩하고자 한다. 물론 타 지역 특화 산업 전시회가 부산에서 열리는 것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같은 주제라도 부산의 산업 구조에 맞춰 재구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컨대 모빌리티 전시를 열더라도 완성차 위주가 아닌, 부산 지역의 탄탄한 부품 기업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비즈니스 장을 만드는 식이다. 이처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별 대표 전시회를 육성할 때 전국의 전시장들이 건강하게 경쟁하며 동반 성장할 수 있다.





Q 수도권 중심의 전시산업 구조 속에서 부산·벡스코가 갖는 차별적 강점이나 전략적 위치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도 궁금하다.

A 벡스코는 부산만이 가진 독보적인 환경적 자산과 글로벌 수준의 운영 인프라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산, 강,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경관과 세계적인 해양·관광 도시로서의 기반 시설, 잘 갖춰진 소비·문화 인프라는 국내 그 어느 곳도 대체할 수 없는 벡스코만의 강력한 차별점이다.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벡스코의 전략적 위치는 단순히 ‘행사가 열리는 공간’을 넘어선다. 우리는 비즈니스와 휴양을 결합한 산업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는 데다, 수많은 국제회의와 대형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내며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는 물리적 규모보다 더 중요한 벡스코만의 핵심 경쟁력이다.

앞으로 벡스코는 단순한 장소 제공자 역할을 넘어 기업들이 실질적인 산업 성과를 창출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성과 창출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부산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비즈니스 가치로 치환하고, 부산만의 고유한 색깔을 입힌 전시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컨벤션센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벡스코의 사명이다.


Q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이 추진 중이다. 현재 추진 현황과 완공 이후 기대되는 변화를 설명해 주신다면.

A 현재 벡스코의 전시장 가동률은 60%를 상회한다. 통상 가동률이 50~60%를 넘어서면 시설 확장을 준비해야 하는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본다. 제3전시장이 완공되면 전체 전시장 면적은 기존 약 46,000㎡에서 66,000㎡ 규모로 대폭 확대된다. 이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독자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적 토대를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특히 제3전시장은 단순히 공간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완공 후에는 1·2·3전시장과 오디토리움, 야외 광장이 돔 형태의 유기적인 순환 구조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단일 대형 행사는 물론, 성격이 다른 복수의 행사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 활용성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대형 행사를 유치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시공사 선정 입찰이 진행 중이며, 올해 상반기에 착공해 2029년 말 준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부터는 본격적인 대형 행사가 개최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운영 전략 수립에 들어간 상태다.

전시장 인프라 확충은 단순한 건물 증축이 아니라 부산의 미래를 담는 그릇을 키우는 일이다. 확장된 공간은 부산의 전략 산업이 글로벌 무대로 뻗어 나가는 전초기지이자, 관련 서비스업과 관광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강력한 공공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다. 또한 지역의 인재와 청년들이 부산에서 전시산업·MICE 분야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인프라의 확장이 곧 지역 산업의 확장으로 이어지도록 시의 전략과 긴밀히 발맞춰 나갈 계획이다.


Q 벡스코 설립 30주년 파급효과 조사에서 벡스코가 지역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한 벡스코의 가장 큰 역할과 의미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A 30주년을 맞아 벡스코가 창출하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파급효과를 처음으로 종합 조사했다. 분석 결과, 연간 생산 유발효과 약 2조5,81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1조980억 원, 그리고 2만2,000여 명에 달하는 취업 유발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은 벡스코를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혹은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벡스코가 부산 지역 경제와 고용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됐다. 연간 1,100여 건에 달하는 전시회·회의와 400만 명에 육박하는 참관객은 단순한 인파가 아니다. 이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접하고, 지역 산업이 외부와 연결되며 폭발적인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역동적인 흐름이다.

개인적으로는 벡스코가 시민들에게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가 되길 희망한다.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언제든 방문해 배우고, 즐기고, 새로운 문화를 소비하는 열린 복합공간이 됐으면 한다.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임과 동시에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친숙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그것이 벡스코가 지향하는 진정한 사회적 가치다.


Q 전형적으로 B2B 중심이던 전시회 구조에서 최근 B2C 전시회가 강화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시민 문화 향유 측면에서 벡스코의 변화나 지원책이 있다면?

A 민간 주관 전시회에 대한 대관료 할인 등 제도적 지원은 이미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변화는 단순한 제도의 결과라기보다 소비 트렌드의 거대한 흐름이라고 본다. 부산에 탄탄한 소비자층이 형성됨에 따라 핸드메이드 페어, 카페쇼, 도서전, 반려동물 전시회 등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라이프스타일 전시회가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벡스코의 본질적인 역할은 산업 성장 견인이지만, 동시에 시민들이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는 일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전시장이 비즈니스만 하는 딱딱한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와서 즐기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될 때 전시산업의 저변도 넓어진다.

결국 벡스코의 미래는 고도의 기술력을 다루는 산업전(B2B)과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소비재전(B2C)이 균형 있게 맞물려 돌아가는 데 있다. 벡스코는 앞으로도 시민들이 문턱 없이 찾아와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의 개방성을 높이고, 다양한 대중 친화적 콘텐츠 유치를 통해 ‘시민 곁의 벡스코’로서의 경쟁력을 탄탄히 다져 나갈 계획이다.


Q 2월 개최 예정*인 DSK가 벡스코를 대표하는 전시로 자리 잡았다. 올해 행사의 특징과 향후 발전 방향은?

A DSK는 2016년 국내 최초의 드론 전문 전시회로 첫발을 뗐다. 매년 2월 개최라는 시기적 특성상 준비 과정의 어려움도 있었으나, 이제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드론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행사는 약 20개국에서 온 해외 바이어들이 참여하며, 이미 1,100개가 넘는 부스 판매가 완료될 만큼 업계의 열기가 뜨겁다. 현재 DSK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강소기업들이 한데 모여 최신 기술을 공유하고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글로벌 기술 교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DSK를 드론 분야의 MWC나 CES처럼 키워 내는 것이다. 세계 드론 산업계에 “매년 2월엔 부산 DSK에 가야 한다”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 줌으로써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 드론 산업 전반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만들겠다.

* 인터뷰 진행 시점 2월 초




Q 벡스코의 중장기 운영 비전에 대해 궁금하다.

A 크게 두 가지 방향에 집중하고자 한다. 첫째는 단순한 공간 임대 사업 모델에서 탈피해, 지역 산업과 기업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돕는 ‘성과 창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둘째는 시민들이 특별한 용건이 없어도 언제든 방문해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복합문화 놀이터’가 되고자 한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지역 전시·MICE 생태계와의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특히 부산의 역량 있는 청년들이 이 산업을 매력적인 커리어로 선택하고 정착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토양을 마련해 주고 싶다. 산업적 성과와 시민의 문화 향유가 조화를 이루고 365일 활력이 넘치는 벡스코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그리는 미래다.


Q 마지막으로 진흥회장으로서 전시저널 독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A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MICE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1,776조 원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이 예견되는 유망 산업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점유율 은 약 1%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이는 위기가 아닌 ‘성장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양적 규모를 넘어 질적인 파급력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실제로 2024년 UIA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세계 6위를 기록한 것은 대한민국이 싱가포르 등 전통적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즈니스 목적지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지표상의 성과보다 현장의 체감 온도가 중요하다. 남은 임기 동안 진흥회장으로서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와 지자체에 가감 없이 전달하며 절충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 32년간의 공직 생활을 통해 다져 온 네트워크와 협업 노하우를 발휘해 현장에서 즉각 작동하는 현실성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 전시·MICE 산업이 종사자들에게는 자부심이 되고, 국가 경제에는 핵심 성장축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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