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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 메이커스] 버려지지 않는 굿즈 제작법, 왜 친환경 굿즈는 잘 안 쓰게 될까?

  • 1일 전
  • 3분 분량

환경과 취향을 동시에 담아내는 사회적기업, ㈜싱글룸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패키징으로 선물 가치 높여



ESG는 이제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존재 방식을 규정하는 기준이 되었다. 전시저널은 ‘밸류 메이커스(VALUE MAKERS)’라는 신규 코너를 통해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기업들을 조명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ESG를 가장 실용성과 감각으로 풀어내는 브랜드, 친환경 판촉물 전문기업 ㈜싱글룸(이하 싱글룸)을 소개한다.



싱글룸은 실질적인 ESG 실천을 위해 ‘얼마나 친환경적인가’보다 ‘얼마나 오래 사용되는가’에 집중해 제품을 생산한다 © 싱글룸



일상을 바꾸는 작은 가게의 탄생

싱글룸의 시작은 이렇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유하람 대표는 쉬는 날이면 서핑과 등산을 즐기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친구들의 영향으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바다와 산에 갈 때마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쓰레기에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다. 그러던 중 자연 훼손에 대한 책임을 깨닫고 친환경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를 창업한 암벽등반가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라는 그의 철학에 깊이 매료된 유 대표는 ‘이거다’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 그렇게 2021년, 충북 청주에서 25년지기 친구들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마켓 싱글 룸을 열었다.

싱글룸은 ‘사람과 지구를 위한다’라는 원칙으로 일상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줄이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매장에는 소비자가 직접 빈 용기를 가져와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등을 필요한 만큼 덜어 쓰는 ‘리필 스테이션’을 비롯해 주방·욕실·생활·세탁·화장·여성용품 등 다양한 제품이 갖춰져 있다. 특히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은 샴푸바, 고체 치약, 설거지바 등은 꾸준한 인기다.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어 쓰레기가 남지 않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대나무나 옥수수 전분 등 생분해 소재의 칫솔, 천연 라텍스 고무장갑 역시 우수한 사용감으로 싱글룸 제품의 신뢰를 높였다.

배송 역시 친환경 방식을 적용했다. 목재 펄프 대신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든 종이를 전 제품 패키징에 사용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또한 싱글룸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지역사회에서 자연 정화 활동, 봉사활동, 환경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에도 힘을 썼다. 2023년에는 매출의 1%를 환경 프로젝트에 기부하며 1% for the Planet 멤버로 참여했고, 이러한 노력으로 환경부 지정 ‘녹색 매장’에 선정됐다.


갖고 싶고, 쓰고 싶은 ESG 굿즈 솔루션

싱글룸은 현재 OEM 기반 친환경 굿즈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는 느리게 피워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빠르게 소비되는 판촉물이 아닌 오래 기억되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전하는 브랜드로 다시금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업 초기의 플라스틱 저감 철학을 유지하면서 친환경 선물세트, 웰컴 키트, 생활용품 시리즈를 선보이며 기업 행사, 고객 사은품, 공공기관 기념품 등에 최적화된 커스터마이징 ESG 선물세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ESG 확산과 함께 기관과 기업의 굿즈에도 변화 요구가 커졌지만, 여전히 실용성과 디자인이 떨어져 사용되지 않거나 행사 후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셈이다. 싱글룸은 이 지점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갖고 싶고 쓰고 싶은지에 대해 집중했다. 이를 출발점으로 제품을 기획해 사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확보했고, 1만원 미만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택의 폭도 넓혔다. 특히 친환경 제품은 투박하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패키징을 적용해 선물 가치를 높였다. 그 결과 기념품, 굿즈, VIP 선물 등 다양한 용도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든 친환경 패키지와 고체 제품 중심의 구성을 통해 제로웨이스트 실천과 플라스틱 사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장애인 직업재활센터와 협업해 생산돼, 공공기관 우선구매 대상 기업으로서 기관과 기업의 가치 소비를 지원하고 있다.


오래 쓰이는 것을 만드는 기획력

싱글룸의 경쟁력은 단순한 제품 제작을 넘어선 기획 역량에 있다.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기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캠페인 목적, 타깃 고객의 특성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굿즈와 선물세트를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구성은 줄이고 실제 사용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주목할 부분은 패키지 설계다. 많은 기업이 친환경 제품을 제작하면서도 과도한 포장을 유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싱글룸은 이러한 모순을 줄이기 위해 패키지의 역할을 재정의했다. 포장은 단순한 보호 수단이 아니라 이후에도 활용 가능한 하나의 제품이어야 한다는 접근이다. 보관함으로 재사용 가능한 박스, 별도 포장 없이 완성도를 유지하는 미니멀 패키지, 포장 자체를 줄이는 구성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생산 과정에서도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기준을 적용한다. 지역 기반 생산, 적정 수량 제작, 불필요한 재고 최소화 등은 비용 관리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방식이다. 이는 ESG를 개별 요소가 아닌 ‘전 과정의 설계 문제’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결국 싱글룸의 방식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얼마나 친환경적인가’보다 ‘얼마나 오래 사용되는가.’ 이 전환이 실질적인 ESG 실천의 핵심이다.

전시산업도 ESG 전환의 필요성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영역이다. 수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짧은 기간 집중 운영되는 특성상 물리적 자원 소비가 매우 크다. 기념품과 홍보물은 행사 종료와 동시에 대량의 폐기물로 이어지기 쉽다. 싱글룸의 사례는 이 구조에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나눠 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가’다.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애초에 버려지지 않는 물품을 기획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며 실제 사용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버려지는 기념품 대신 오래 남는 가치, 그 전환이 지금 전시산업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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