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DSK(Drone Show Korea) 브랜딩 리뉴얼 A to Z
- 준걸 김
- 7월 10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14일
DSK 리브랜딩의 모든 것, 10년의 축적과 새로운 도약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향한 이유 있는 변화
지난 2월 26일부터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DSK 2025는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행사였다. 2016년 시작된 이 전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참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기존 ‘드론쇼코리아’에서 ‘DSK’로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첫발을 내디뎠다는 사실이다.

글·사진 | 하미영 벡스코 전시전략실 부장

10주년, DSK 리브랜딩의 시작
변화를 시도하는 데는 늘 일정 수준의 위험이 따른다. 특히 행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점이라면 그 부담은 더욱 크다. ‘지금 굳이 바꿔야 할까?’ ‘잘 운영되고 있는 행사를 오히려 흔드는 건 아닐까?’와 같은 내면의 고민에 외부의 우려와 만류까지 더해지면 변화에 대한 결정을 신중히 다시 따져 보게 된다.
그러나 시의적절한 변화는 도약을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특히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기술 중심 산업 전시회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기술 간 융합은 더욱 빠르게 강화·심화되고 있다. 드론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드론은 이미 공간정보, 보안, 방위, 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긴밀히 연결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특정 기업을 ‘드론 기업’이라 정의하는 것조차 모호한 시대다. 제품과 서비스가 복합화되면서 단일 기술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산업 구조의 변화 속에서, B2B 전시회로서 비즈니스 환경을 정확히 읽고 이를 반영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책임이라는 판단 아래 리뉴얼을 단행하게 되었다.
정체성과 확장성 사이, 리브랜딩 전략의 핵심
이러한 배경 속에서 출발한 리뉴얼이었기에, ‘드론을 둘러싼 다양한 기술을 어떻게,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연적이었다. 어떤 콘텐츠를 담을지에 대한 논의만큼이나 ‘담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논의도 치열하게 이어졌다. 확장성을 강조한 변화가 실패로 이어지는 가장 흔한 사례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담으려다 정체성을 잃는 경우다. 이에 따라 리뉴얼 과정에서는 기술 간 연계성을 기반으로 외연을 어디까지 넓힐지, 그 적정 범위를 설정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DSK’가 대한민국, 더 나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드론 전문 전시회로 인식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기존 드론쇼코리아가 쌓아 온 레거시(Legacy)를 활용하는 동시에 전시회의 지향점을 포괄할 수 있는 ‘DSK’라는 명칭을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DSK는 Drone, Defence, Digital, Delivery, Space, Security, Spatiality(공간성), Safety, Knowledge, Key Solution, Korea, Beyond Korea 등 핵심 키워드를 담아내며, 전시회의 방향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이 명칭은 각 키워드에 해당 연도의 중점 산업 트렌드를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예를 들어, 드론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부각되는 해에는 ‘Sustainability(지속 가능성)’를, 자율주행 기술이 산업 전반을 견인하는 해에는 ‘Driverless(무인 이동)’를 핵심 키워드로 포함할 수 있다.
DSK 2025 역시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전시회의 주요 주제를 선별하고, 키워드별 특별 공동관을 구성하는 등 행사 전반의 운영 방향을 재정립했다. 이는 리브랜딩 이후 첫 전시회로서 명확한 콘셉트를 전달하고 산업의 흐름과 발맞추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넷제로 공동관




디자인에 담은 비전, 시각적 리뉴얼과 브랜드 메시지
전시회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담아낼 신규 로고와 키비주얼을 확정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했다. 디자인 업체에 리브랜딩의 배경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한 뒤, 여러 시안 중 최적안을 선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최종안이 완성됐다. 하나의 이미지에 행사가 지닌 가치와 지향점을 집약해야 했던 만큼, 수차례의 피드백과 회의가 이어졌고 만족스러운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긴 호흡이 필요했다.
로고 디자인에서는 대문자 ‘DSK’ 대신 보다 유연하고 친근한 인상을 주는 소문자 ‘dsk’를 채택했다. 특히 알파벳 d와 s가 연결되는 부분에 무한대(∞) 모티프를 적용해 관련 기술의 확장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형상화했다. 또한 드론이 바다(하늘색)부터 우주(네이비색)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산업적 스펙트럼은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해 DSK가 지닌 다층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

해외 사례에서 레퍼런스, 리브랜딩 참고 모델
리브랜딩과 전시회 구성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해외 주요 산업 전시회의 변화 사례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됐다. 대표적으로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는 2020년 기존에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CeMAT, Digital Factory와 같은 산업 전시회들을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으로 묶어 기술 융합과 산업 간 경계 해소라는 시대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Frankfurt Motor Show) 역시 단순한 자동차 전시에서 벗어나 IAA 모빌리티(IAA Mobility)로 탈바꿈하며, 미래 이동수단과 지속 가능한 기술을 포괄하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전환을 꾀했다. 이러한 사례는 단일 기술 중심의 전시회가 산업의 복합성과 연결성을 반영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 주며, DSK 리브랜딩의 실질적인 레퍼런스로 작용했다. 해외 사례들의 변화 배경과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국내 산업 환경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DSK만의 구조와 방향성을 구체화해 나갈 수 있었다.


숫자로 증명한 성과, 그리고 다음을 향한 도전
2025년 DSK 성과는 이번 리뉴얼이 시의적절한 결정이었음을 수치로 입증했다. 총 15개국 306개 사가 1,130개 부스로 참가해, 전년 대비(10개국 228개 사 881개 부스) 참가국 수, 참가사 수, 부스 수 모두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전시 콘텐츠의 깊이와 다양성 측면에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 줬다.
우주항공청이 주도한 ‘우주항공 공동관’, 드론배송 기술과 안전관리 체계를 결합한 ‘K-드론배송관’, 재난 대응에 특화된 ‘재난안전드론 공동관’ 등 산업별 핵심 이슈를 반영한 신규 공동관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며 관람객과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러한 양적·질적 성장은 참가사의 만족도로도 이어졌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97%, 운영 만족도는 96%, 재참가 의사는 90%에 달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행사 기간 동안 총 3,051건의 비즈니스 상담과 465건 이상의 계약이 성사 단계에 이르렀고, 100만 달러 규모의 제조기술 이전 협약을 포함한 총 39건의 MOU가 체결됐다. 이를 통해 DSK가 명실상부한 국내외 산업계 협력 허브이자 실질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DSK는 리브랜딩 첫해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전시 운영에 섬세함과 차별성을 더해 타 전시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2025년에는 지역 예술가들이 우주항공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을 비즈니스 라운지에 전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굿즈를 제작해 예술성과 실용성을 접목했다. 또한 전시장 내에 DSK만의 시그니처 향을 분사해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했으며, 전시회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활동과 국제인증 탄소 상쇄권 구매를 통해 ‘넷제로 전시회’ 실현에도 앞장섰다. 이처럼 세심하고 창의적인 기획을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계획이다.
2026년 행사의 키비주얼은 기존 로고 구조를 유지하되, 색상에 변화를 주어 기술 발전이 이끌어 갈 긍정적인 미래상을 따뜻한 감성으로 표현했다. DSK 사무국은 전시회가 단순히 반복되는 연례행사가 아닌, 매년 새로움을 더하는 진화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가업체와 참관객 모두에게 더욱 향상된 경험을 제공하며, 기술과 감성이 공존하는 전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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