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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트렌드 1] AI 로봇은 미래의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세계 유수 기업들의 휴머노이드 개발 박차

전시업계도 안내 로봇 등 AI 기술 도입해 경쟁력 강화






글┃전진우 수석

한국로봇산업진흥원


2016년 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 이후 8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혁명 시대를 잘 표현하는 기술이자 특징을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Cyber Physical System)으로 표현한다. 디지털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끊임없이 데이터가 흐른다.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는 국가가 경쟁력을 가지는 바야흐로 ‘데이터 경제의 시대’라고도 일컬어진다. CPS를 이루는 세부 기술로는 AI, 빅데이터, IoT, 로보틱스 등이 있고 이들 기술 간 융합을 통해 엄청난 속도의 기술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몇 년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 팬데믹은 CPS의 당위성과 가능성을 더욱 체감하게 하는 사회적 트리거로 작동했다. 미래일 것으로 여겨졌던 기술들이 보다 가까워진 현재의 기술이 되면서 매일 새롭게 발표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파악하는 것이 버거울 정도가 됐다.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상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 / 출처 Apptronik


인공지능이 세상에 가져온 다양한 변화들

많은 이들이 기억할 테지만 2016년 3월에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 바둑대국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후 인공지능 기술 및 인프라의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났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이 세상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일하는 방식을 촉발시켰다. 지금까지 우리는 축적된 경험이 많고 일 잘하는 사람, 일머리가 있는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이 각종 조건과 자원들(Input), 기대하는 결과(Output)를 입력해주면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제시한다. 이 알고리즘이 ‘일하는 방법과 절차’가 되는데 우리가 ‘일머리가 있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확산은 기존과 다른 지점에서 잘해야 하는 역할 가치 이동을 가져온다. 그것은 ‘처리하고 싶은 일의 목표와 결과’를 잘 그리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람을 ‘인사이트(Insight)가 있다’거나 ‘비저너리(Visionary)’, ‘창의인재’라고 부른다.

로봇은 CPS의 현실세계(Physical World)에서 물리적 실행을 이뤄주는 대표적인 도구(Device)다.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로봇은 ‘자율이동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과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형 로봇)’다. 자율이동로봇이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곳은 생산 공장과 실내·외 배송 현장이다. 공장 내에서 자율적으로 부품, 제품 등을 나르거나 로봇팔과 결합한 형태로 생산작업에 참여 중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전환 과정에서 순차적 생산 방식이 아닌 셀 방식으로 방향이 변화되면서 자율이동로봇을 활용한 생산 방식은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내·외 배송 현장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제도적으로 사람과 보도를 함께 이동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택배, 음식 배달, 순찰 등 실외에서 다양한 시민 편의 서비스로 만날 수 있게 됐다. 또한 식당의 홀과 주방,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Concierge service) 등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만든 일하는 방식의 변화 / 출처 ChatGPT

 

휴머노이드 개발에 뛰어든 세계의 기업들

휴머노이드는 기술적 어려움과 제품 가격 등의 문제로 실사용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돼왔던 영역이다. 그러나 2022년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Tesla Inc)의 자동차가 ‘옵티머스봇’이라는 휴머노이드 개발을 시작하면서 경쟁적 발전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행보에 대항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개발자들과 기존 글로벌 ICT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미국 로봇 개발 회사인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의 ‘디짓’은 아마존 투자와 물류창고 실증을 기반으로 대량 생산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MS, OpenAI, 엔비디아 등이 1조 가까이 투자한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피규어(Figure)는 ChatGPT를 탑재한 놀라운 로봇을 선보였다. 피규어는 BMW의 공장에 투입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개발 업체 앱트로닉(Apptronik)의 아폴로는 벤츠와 계약했으며, 나사(NASA)와도 우주개발에 필요한 로봇 공급 계약을 맺었다. 우리나라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인수한 보스톤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가 가장 최근 전기모터 기반의 신형 아틀라스를 발표하며 경쟁을 가속화했고 그룹의 자동차 생산 공정에도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 휴머노이드는 인간과 협업하는 생산기술의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폼팩터란 제품의 물리적 외형을 뜻하는 말로 스마트폰 분야에서 특히 많이 쓰여왔다. 폼팩터가 정해지면 연결 호환성이 높아지고 대량 생산과 저가화가 용이해진다. 또한 인공지능과의 결합은 필수인데 스스로 일하는 방법을 배우며 적응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보다 지능화, 고성능화가 이뤄질 것이다. 몇 년 내로, 인간의 손을 많이 필요로 했던 공정에 작업자로서 직접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기술 도입이 가져온 전시산업의 변화

미국 MIT의 ‘데이비드 민델(David Mindell)’ 교수는 ‘인간과 기계로봇 간 협업 기술은 전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위한 필수 모멘텀*으로 부상한다’고 보았다. 고령화, 저출산, 노동력 부족, 웰빙 추구, 스마트 제조 등 메가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인간과 로봇 간 상호작용은 시대적 과제이다.

AI 로봇기술의 발전은 전시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가상화 기술을 활용한 전시회, 카메라가 달린 이동로봇을 활용한 원격 관람 등이 시도되었듯 전시 참여기업의 편의성을 높이고 관람 효과를 제고하는 로봇기술의 도입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휴머노이드 안내로봇은 AMR(Autonomous Mobile Robot)을 활용한 전시품 이송과 배치, 큐레이팅 기능이 매일매일 좋아지고 있다. 넓은 전시 공간을 힘들이지 않고 관람하도록 도와주는 웨어러블 로봇은 관람객의 전시 정보 획득을 돕고 전시산업의 품격을 높이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산업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떻게 변모해 나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물질의 운동량을 뜻하는 물리학 용어. 질량에 속도를 곱해서 구하며 단위는 kg·m/s(킬로그램 미터 퍼 세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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