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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1] AI의, AI에 의한, AI를 위한 CES 2024 리뷰

한국기업 CES 혁신상 143개 사 수상,

기술과 혁신의 나라로 인정받으며 활약

CES와 MWC, 미래 기술의 경합과 향방







글┃조일규 센터장

KOTRA 디지털플랫폼운영센터



연초마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CES 전시회가 지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의 CES는 코로나 이전 시기에 육박하는 규모를 토대로 AI 기술 확산이 가장 큰 화두였다.

역대 최대를 찍은 한국 혁신기업들의 참여와 성과 그리고 글로벌 AI 생태계의 급속한 재편성을 목도하며 대한민국 AI 시대의 좌표를 확인해 본다. 또한 중국의 참가 현황을 통해 기술 패권을 다투는 전시장 속에 숨은 지정학을 살펴보자.



범용 인공지능(AGI)을 향한 인류의 경쟁과 협업의 장

이번 CES 2024는 참관객 13만 5천 명, 참가기업 4,300개 사로 엔데믹 이후 최대 행사였다. 주제는 모든 기술과 산업이 모여 전 세계의 가장 큰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의미의 “All Together, All On”이었다. 이처럼 올해 CES의 캐치프레이즈에는 AI라는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었지만 ‘거의 모든 것이 AI’라는 평가가 어울릴만했다. AI 기술 발전이 다양한 산업에 가져올 변화를 핵심 테마로 꼽았고 ▲디지털 헬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을 AI와 접목해 인류의 삶을 개선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 분야가 이번 전시회의 주요 트렌드로서 주목받았다.

특히 ‘생성형 LLM(Large Language Model), 인공지능 AI모델 중 하나’가 화두되면서 인간과 기계가 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가 좀 더 인간의 편의에 맞춰 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LLM 정도가 아니라 멀티 모달(Multi Modal) 기술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인간의 오감과 사고를 종합적으로 모방하는 보편적인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출처 KOTRA


출처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


소비자 체감은 온디바이스 IT와 모빌리티에서

따라서 CES 2024에서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볼 수 있었는데, 생성형 AI 시대의 기술 상업화의 주요 진원지는 현재까지 온디바이스(On-Device) 및 모빌리티(Mobility)로 압축된다.

Intel, AMD, Qualcomm 등의 회사는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할 수 있는 CPU, AP를 공개했으며 삼성은 갤럭시 S24가 흥행 포인트가 되었다. 앱 없이도 이러한 ‘온디바이스 엣지’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체 NPU(Neural Processing Ubit, 신경망 처리장치) 반도체 설계가 붐처럼 일게 되었다. 또한 AI를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도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데, 올해 디지털 헬스 분야의 혁신상 수상작 총 48개 제품 중에서 29개의 제품이 한국 제품이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동화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크게 대두되었으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자율주행 등 기존 기술의 상용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In-Vehicle Infortainment)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LLM 기술 접목을 통해 좀 더 편리하게 내비게이션, 음성인식 비서 등 차량 공간 내 다양한 AI 서비스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PBV(Purpose Built Vehicle-개별화 가능 목적 기반 차량)도 선보였는데 아직은 콘셉트를 제시 수준에 머무는 모양새였지만,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분야는 한층 더 분명한 상업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합 한국관: 성취와 과잉 사이

올해 통합한국관은 KOTRA와 지자체·유관기관·대학교를 포함해 총 32개 기관 443개 사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구성됐다. 이는 작년에 비해 2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CES 참가 한국기업의 통합한국관 참가 비중이 지난해 19%에서 올해 58%로 증가했다. 준비 과정에서 참가 기업들의 부스를 가까이 인접시키고 행정업무를 일원화했으며 전시 장치, BI(Brand Identity) 등을 통일해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하나의 수출 마케팅 키워드로 더 폭넓게 활용했다.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상한 한국기업 또한 역대 최대 수준으로 310개 사의 수상기업 중 한국 기업의 수상 비중은 46%, 143개 사에 달해 ‘혁신의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를 제고했다.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많은 참가 규모 및 혁신상의 46%를 휩쓴 혁신성, Tech East에 위치한 주요관 내 핵심 존(Zone)에 삼성, LG, 현대, SK 등 대기업들을 포진하여 2024년 CES는 한국의 활약상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하지만 혁신 스타트업이 모인 유레카관 참가기업 1,200개 사 중 510개 사의 한국기업이 참가해 ‘마치 코엑스 같았다’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좀 더 선별된 참가 기회 제공이 고려되어야 하며 지나치게 많은 기관이나 지자체별 개별 참가는 지양되어야 할 부분이다.


출처 KOTRA



시사점: 혁신으로 뭉친 인류의 대장정, 밸류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의 변화 그리고 기술의 지정학

CES라는 전시회는 일반 전시회가 산업 전문화를 지향하는 반면, 혁신에 초점을 맞춰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배후의 실리콘밸리 투자 생태계는 혁신 기업들에게 언제든 글로벌 강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더욱이 AI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산업 간 변화와 기술의 지정학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고 우리가 CES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 단면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시회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술 발전에 따른 인프라 및 소비자행동 변화를 일으키고, 다시 밸류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가 기술 트렌드에 적응하고 선도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다.

또 한편 MWC(Mobile World Congress,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가 지난 2월 말 개최되었다. CES가 막을 내린 지 약 한 달 반만이다. MWC는 CES와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지만 좀 더 모바일과 통신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중국 기업들의 경우 CES에서 마음껏 펼쳐 보이지 못한 자신들의 역량을 드러내는 장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화웨이가 MWC의 혁신상인 글로모 어워드(GLOMO Awards)를 단일기업으로서는 최다인 6개를 수상하고, 샤오미나 레노보가 우수한 폼팩터를 제시하며 큰 인상을 남겼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글로벌 통신사가 AI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응용으로 사업 방향을 정한 것과는 달리 자체 LLM 개발에도 열심이었던 모양이다. 이를 보면 CES 혁신상에 한껏 들떴던 우리에게 중국 혁신기업들이 보여주는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이로써 미래의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가 CES에 이어 MWC 현장에서도 극명하게 느껴졌다. 전시장 내에서도 지정학이 있다. 기술에는 국경이 없지만 시장에는 국경이 있다. 우리에게는 차별적 혁신 기술만이 선택권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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